발렌타인데이 커플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제빵봉사 데이트’
적십자사 대구지사 주최
남녀 대학생 등 10커플, 앞치마 두르고 위생모 쓰고…
서툰 솜씨에도 시종“好好”…300인분 복지시설 전달
적십자사 대구지사 주최
남녀 대학생 등 10커플, 앞치마 두르고 위생모 쓰고…
서툰 솜씨에도 시종“好好”…300인분 복지시설 전달
발렌타인데이인 14일 오전 9시 30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한적십자사 희망나눔봉사센터 대구서부지역본부에서는 적십자사 대구지사 주최로 ‘볼런티어(Volunteer) 제빵봉사 데이트’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봉사 데이트 참가를 신청한 남녀 대학생 9커플과 모녀 1커플 등 총 10커플이 행사 시작 전부터 미리 도착해 뜻 깊은 봉사활동에 대한 설레임 가득한 표정으로 준비된 앞치마와 위생모를 착용했으며, 서로의 앞치마 끈을 묶어주고 모자를 씌워주는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 남녀 커플 사이에서 유일하게 여여 커플로 참가한 모녀는 단연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적십자사 관계자로부터 행사 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빵 만들기 작업장으로 이동해 생크림케이크와 초코머핀, 팥 앙금빵을 만드는 본격 이벤트에 참여했다.
작업장에는 제빵 코디네이터 6명이 미리 생크림과 초콜릿, 케이크, 후르츠칵테일, 시럽, 계란, 짤주머니, 스파츄라(케이크 및 생크림을 바르는 작업에 쓰는 도구), 가위, 하트초 등 작업에 쓰일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 기다렸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작업대를 배정받아 본격적으로 제빵 작업에 나섰다.
제빵 코디네이터들의 지도 아래 진행된 빵 만들기에서 참가자들은 서툰 손놀림이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작업에 임했다. 또 몇 몇 커플들은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의견이 맞지 않아 귀여운(?) 사랑 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빵 만들기에 열중했다.
최영재(24·경북대 전자공학과 3학년), 유지혜(여·24·경북대 약학과 4학년) 커플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우연히 이 이벤트에 대한 소식을 접한 뒤 서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직접 빵을 만들어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발렌타인데이에 좋은 추억거리를 남길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케이크와 초코머핀, 팥 앙금빵을 오븐에 40분가량 구웠고, 빵이 구워지는 동안 커플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풍선으로 강아지와 하트 등을 만드는 ‘풍선아트’에 참여했다. 풍선아트 시간 내내 커플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해맑은 웃음을 가득 머금고 닭살스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후 오븐에서 빵이 다 구워지자 참가 커플들은 함께 모여 완성된 빵과 초코머핀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포장 작업이 끝난 후 이들은 참가 후기를 작성한 뒤 인근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인 ‘베델 행복한 집’을 찾아 직접 만든 300인분의 빵과 풍선아트 등을 전달하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학생 딸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조경분(여·54·수성구 만촌동)씨는 “13일 딸과 함께 동성로로 맛난 음식 먹기 추억을 남기러 갔다 우연히 거리 모집 이벤트를 보고 좋은 취지에 공감해 즉시 참가를 결정했다”며 “이번 이벤트 참가를 통해 모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딸 하지영(15)양은 “엄마와 함께 직접 빵을 만드는 좋은 추억을 남겨 기분이 좋다”며 “빵을 받으시는 어르신들이 행복해했으면 좋겠고, 대학생이 돼 남자 친구가 생겼을 때 이런 기회가 온다면 다시 한번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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