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등록금 카드결제 외면
대학들, 등록금 카드결제 외면
  • 남승현
  • 승인 2013.02.16 13: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부모, 학기초마다 목돈 마련 어려워 ‘錢의 전쟁’
학교 ‘신용불량자 양산’ 명분…내심 수수료 부담
“두 자녀 등록금이 1천만원이 넘게 나왔는데 목돈은 없고 신용카드 납부도 안되고. 매년 등록금 낼때마다 전쟁입니다”

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아들(등록금 460만원)과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입학금 포함 550만원)을 둔 직장인 김모(48)씨는 자녀의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는 눈앞이 캄캄해 졌다.

정부에서 ‘반값등록금’을 해준다고 대선공약을 내걸었지만 정작 자녀들의 등록금은 지난해와 차이가 없었다.

특히 각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일단 학부모와 학생들은 ‘목돈’을 낸 후 대학별로 정부의 장학지원금이나 각종 국고보조를 받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난후 학생들은 개별 통장을 통해 장학금을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목돈 마련이 어렵거나 금융권으로 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학부모와 학생들은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를 원하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신용카드 납부를 받지 않고있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녀가 지역대학에 합격한 학부모 이모(45)씨는 최근 대학에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하냐고 물었다가 ‘안된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씨는“경북대 등 일부 대학은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도록 하던데 유독 사립대학은 신용카드 결제를 안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서민들의 경우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1명일 경우 500만원, 2명일 경우 1천만원이라는 목돈이 드는데 어떻게 마련하라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역대학의 경우 경북대, 대구한의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학들은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을 경우 대학생의 신용불량자를 대량 양성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을 경우 목돈 마련이 어려운 학생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수 있어 현금으로 등록금을 받고 있으며 분납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1.8%에 달하는 수수료부담때문이다.

제적 학생수가 많은 경우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을 경우 수 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대학측이 부담해야 돼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

카드사가 대학에 제시하는 수수료율은 일반가맹점의 2~3% 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카드 납부제가 전국 대학으로 확산될 경우, 대학은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는 반면 카드사들의 수익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 및 금융소비자원(www.fica.kr)은 “대학들이 어려운 가계 경제를 고려한다면 확대 시행을 해도 모자랄 판에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 기피하는 행위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국은 수수방관해서는 안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학 알리미 자료(2012년)에 따르면, 신용카드로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대학은 전국 456곳 중 157곳(34.5%)에 불과하고, 나머지 299곳(65.5%)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