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지 않은 상처 보듬고, 대구는 또 다시 흐느꼈다
아물지 않은 상처 보듬고, 대구는 또 다시 흐느꼈다
  • 강성규
  • 승인 2013.02.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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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 1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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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일 대구시장과 대구시 간부공무원들은 18일 오전 지하철화재참사 현장인 중앙로 역에 설치된 추모대에서 헌화를 하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영령들을 추모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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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지하철 중앙로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한 학생이 희생자 유가족의 편지를 읽고 있다. 김지홍기자
2.18 대구지하철 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 및 행사들이 대구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는 2.18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가 마련한 범시민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이 시작되며 192인의 위패가 안치되자 식장을 가득 메운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하염없이 위패를 바라보며 숙연해졌다.

사건 발생 시각인 9시 53분. 사이렌이 울린 후 고인을 위로하는 묵념과 함께 시작된 추모식은 엄숙하게 진행됐다. 두 손 꼭 모아 묵념을 하는 유가족은 눈시울이 붉어져 이내 고개를 떨궜다.

어린 딸을 잃은 L씨는 “10년이 지나면 머해. 아직도 매일 매일 생각나는데. 빈자리가 아직도 있다”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어 추모식은 넋 모시기, 종교 의식, 추모의 노래, 추도사, 넋 보내기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준비한 황명애씨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화를 당한 딸에게 “상상 속에서 너를 키워왔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딸의 갓난아이 때 모습과 지금은 어떤 모습이였을지를 그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힘겹게 읽어내려 갔다.

그러자 모든 유가족들이 울음을 쏟아내며 통곡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같은 시각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비상대책위원회와 지하철화재참사 부상자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추모식 및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희생자 유족 및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두 행사에 참여한 유가족 및 관계자들은 모두 대구시와의 추모사업에 대해 “잃어버린 10년이란 시간이 억울하고 분하다”며 비통해 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 윤석기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의미있는 자리였기를 바라며, 대구시의 잘못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시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 등 시 임직원 및 의원들은 이날 오전 두 추모행사에 모두 참석하지 않고 중앙로역에 별도로 마련된 추모대에서 고인들에게 헌화하고 추모했다. 김범일 시장은 “재단설립 등 각 위원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참사 현장인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지하 1층 대합실에는 고인의 넋을 기릴 수 있도록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 곳에는 고인의 이름을 새긴 별자리를 형성, ‘지은아, 하늘나라에도 정든 친구가 있는지’, ‘여전히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해’,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등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이름에 편지와 위로의 말을 달아 ‘하늘꽃밭’을 꾸며놨다. 이날 하루동안 사진 전시회가 열린 지하철 주요 역사들에는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다.

강성규·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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