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연출…20년간 쌓아온 노하우 아낌없이 전해준다
연기·연출…20년간 쌓아온 노하우 아낌없이 전해준다
  • 황인옥
  • 승인 2013.02.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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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극인들의 모임 ‘디딤’ 6번째 작품

‘도시녀의 칠거지악’ 23일까지 씨어터 우전

지역 연극 지탱해 온 선배들 모임 결성 20주년 기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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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극인들의 모임 /news/photo/first/201302/img_90092_1.jpg'디딤/news/photo/first/201302/img_90092_1.jpg' 회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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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극인들 모임 ‘디딤’의 6번째 작품 ‘도시녀의 칠거지악’ 여주인공들 모습.
연극이야말로 척박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한 공연 장르일지 모른다. 시장의 변화나 소비자의 취향변화에 따른 흥망성쇠도 연극만큼은 비껴갈 정도로 한결같이 척박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경우처럼 뮤지컬과 영화, 콘서트와 영화의 접목 등 장르간의 융합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장르가 연극이다. 만만하면서도 화려한 4차원에 길들여진 가벼운 현대인들에게 연극의 진중함과 3차원적인 구현 방식은 애써 외면하고픈 자화상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몸담은 이들의 열정과 순수함 만큼은 여전히 첫 열정 그대로인 장르가 연극이라는 점은 연극이 갖는 묵직함이며 자존감이다.

◇지역연극인들의 모임 ‘디딤’

순도 100%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지역 연극계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척박한 환경과 맞서 지역 연극의 저변을 지탱해 온 그들의 세월이 20년을 넘겼다. 지역 연극인들의 모임인 ‘디딤’ 이야기다. 1992년 대구에서 활동하던 20대의 새내기 연극인들의 열정과 끼가 모임 결성의 단초가 됐다. ‘대구’의 연극을 지탱하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디딤돌’이 되자는 의미로 ‘디딤’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박용태(G디자인대표)회장, 조영석(경주시립극단) 총무, 김찬욱(대구무대), 손세인(프리랜서 연극인), 김성희(극단가인대표), 손성호(프리랜서 연극인), 신현달(경산여고 교사), 정철원(극단한울림대표), 천정락(대구시립극다), 김응기(대구무대) 등 10여명의 회원이 주축이 돼고 있다. 결혼과 육아로 모임을 떠난 여성회원들과 서울진출이나 이직 등으로 회원 수는 결성 당시보다 줄었지만 열정만큼은 한결같다. 당시 20대였던 이들은 현재 중년의 40대로 여전히 대구의 연극판을 지키며 지역 연극의 ‘디딤’이 되고 있다.

박용태 ‘디딤’ 회장은 “대구의 연극계가 연극인들의 열정으로 이만큼이라도 유지돼 왔다.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 인기 장르나 지자체의 역점 지원 분야에서 소외돼 연극인들의 어려움이 더 컸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디딤’의 역할을 찾았다. 우리는 후배와 선배들의 가교역할을 하면서도 어려운 환경으로 연극에 대한 회의에 빠지는 동료들을 서로 격려하며 체온을 나눠왔다”며 지난 20년을 회상했다.

◇20주년을 기념하는 그들의 여섯 번째 무대

모임 결성 5년 후인 1997년 당시 동아쇼핑 비둘기홀에서 공연한 그들의 첫 번째 작품인 ‘굿 닥터’(닐 사이먼작)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6번째 공연을 하고 있다.

여섯 번째 작품인 ‘도시녀의 칠거지악’은 그들의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박용태 회장의 솜씨로 무대를 직접 제작했고, 나머지 회원들의 찬조로 공연이 준비됐다. 이 밖에도 지역의 연극 관련인들의 십시일반(十匙一飯) 재능기부가 보태졌다.

무대 위의 주인공은 20대 젊은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후배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제공하자는 선배들의 배려다. 이지영(32), 김도희(30), 전아현(29)등 3명의 여자 주인공이 이안나, 백안나, 조안나역을 맡았다.

작품은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9여성들이 저지를 수밖에 없는 죄악을 유쾌하게 풀어낸 음악극이다. 브레히트의 ‘소시민의 죄악’인 원작을 모티브로 현대에 맞게 각색된 작품이다. 반응은 뜨겁다고 한다. 박 회장은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관객들로 계단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열기가 후끈하다. 후배와 동료들의 격려와 감사의 무대여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객석까지 전해져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원인 손세인 프리랜서 연극인은 “연기적인 측면과 연출적인 측면 등 우리가 20년간 쌓아왔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해주고 싶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열정과 끼로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앞으로도 디딤이 디딤돌이 되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3일까지 대구 대명동 씨어터 우전. (053)290-4211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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