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무뎌진 실전감각 ‘발등에 불’
야구 대표팀, 무뎌진 실전감각 ‘발등에 불’
  • 승인 2013.02.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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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타선 기대 못미쳐…주루서도 ‘아쉬움’
WBC 본선 1라운드까지 열흘도 남지 않아
류중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20일 NC 다이노스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6-2 대승을 거뒀지만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우려했던 투수진은 이틀 연속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나 가장 믿었던 타선에서 여전히 찜찜함을 남겼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9~20일 대만 도류시 도류구장에서 펼쳐진 NC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첫 평가전에서 5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대표팀 타선은 두 번째 평가전에서는 9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6점을 뽑아냈다.

결과만 보면 타력이 살아났다고 볼 수 있으나 겉으로 드러난 수치가 아닌 이면을 보면 다르다.

대표팀이 두 번째 평가전에서 때려낸 안타 9개 중 절반이 넘는 5개는 선발로 등판한 ‘특급 신인’ 윤형배로부터 빼앗아낸 것이다.

2013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우선지명)로 NC에 지명된 윤형배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아무리 ‘특급 신인’이라지만 역대 최강의 대표팀 타선 앞에서는 신인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윤형배는 이용규-정근우-이승엽-이대호-김태균-김현수-최정-손아섭-진갑용-손시헌 등 강타자들이 ‘산너머 산’ 식으로 줄줄이 등장하자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투수가 프로야구 각 팀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타자들을 잘 막아낸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대표팀이 윤형배 이후에 등장한 NC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느냐는 점이다.

대표팀 타선은 공격적인 피칭을 앞세운 윤형배를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6회부터 등판한 고창성-이승호-송신영에게는 3이닝 동안 단 1안타에 묶였다.

윤형배는 빠른 공을 앞세워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다. 반면 고창성, 이승호, 송신영 등 중견급 투수들은 완급 조절에다 변화구 구사력이 뛰어나다. 바꿔 말해 대표팀은 정직한 공에는 잘 대응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공에는 무방비로 당한 셈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첫 평가전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친 이승엽·이대호·김태균 클린업 트리오는 두 번째 평가전에서도 부진했다.

이들이 거둔 성적은 10타수 2안타 1타점. 1타점도 적시타가 아닌,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로 얻은 것이었다.

물론 아무리 오래 야구를 했다고 해도 몇 달 만에 치르는 실전경기에서 곧바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타자들은 지난 13일부터 전지훈련지인 도류구장에서 배팅볼에 방망이를 수없이 휘둘렀지만, 실제 투수의 공과 배팅볼의 위력은 큰 차이가 난다.

류중일 감독이 경기 후 타자들이 직구에는 제대로 대응했지만, 변화구에는 아직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무뎌진 실전 감각은 주루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대표팀은 첫 평가전 2회 무사 1, 2루에서 최정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을 때 2루까지 진루한 김현수가 오버런하는 바람에 협살에 걸려 결국 3루 주자 김태균까지 더블 아웃되며 기회를 날렸다.

문제는 대표팀이 실전 감각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3월2일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WBC 본선 1라운드 첫 경기까지는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표팀은 앞으로 23~24일 NC와의 두 차례 평가전과 WBC 조직위원회 주관으로 27일~28일 열리는 대만 군인·실업 올스타와의 공식 연습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만 군인·실업 올스타는 대표팀의 스파링 파트너가 되기에는 실력이 한참 뒤처지기 때문에 사실상 평가전의 의미가 없다.

실질적으로 대표팀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는 23~24일 NC와의 남은 두 차례 평가전뿐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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