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서평)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황인옥
  • 승인 2013.03.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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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져가는 흑백사진에 물감을 칠하듯…
김영화 경북대교수
나는죽을때까지재미있게살고싶다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노년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2013년 2월에 나온 이 책에는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이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는 경북의대에서 수학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이화여대에서 재직한 이근후 교수가 생활에서 경험하는 53개의 일상적 생각을 잔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차고 건조해진 마음이 따뜻하고 촉촉해지면서, “아무 것 아니었던” 내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로 바뀌게 됨을 깨닫는다. 예쁘지 않은 들꽃이 없듯이, 작지만 아름다운 내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들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뽑아내는 기술을 가졌다. 그대로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일상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기술을 가졌다. 왜 우리의 삶을 스스로 사랑해야하며, 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고, 바로 그런 나를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야하는지, 부드럽지만 가슴깊이 파고드는 강렬한 메시지로 전하고 있다.

그는 나이 듦의 가치와 의미는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지한 성찰을 통해 나이 드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럼으로써 현재를 더욱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이다. 그는 “나의 이야기가 인생 선행 학습의 작은 지료로 활용되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작은 불씨가 된다면 기쁠 것이다”라고 이 책의 발간동기를 쓰고 있다.

저자는 그의 경험을 통해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노년의 길”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히말라야 원정대장처럼 뒤에 올 후배들에게 험한 인생을 개척해 주는 믿음직한 선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자신이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수용함으로써, 인생의 여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란하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언어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그의 담담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노년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으며. 얼마나 귀한 인생의 시간인가를 깨닫게 된다. 시들고 황폐하고 칙칙한 노년의 느낌이 수채화로 그린 한 폭의 그림처럼 다시 투명하게 채색되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마치 이런 아름다운 노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나누어주기 위해 살아 온 사람 같은 착각마저 든다.

한 쪽 눈을 실명하고 일곱 가지의 중병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발견하는 노년의 의미는 우리에게 더욱 더 큰 공감을 일으키게 한다.

그가 앓고 있는 병의 합병증으로 그는 치매확률이 일반인보다 더 높다고 한다. 저자는 치매에 걸렸을 경우 아이들에게 슬퍼하지 말고 개그 프로그램처럼 그렇게 웃어달라고 주문한다. 치매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 들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지혜는 “받아들임”이라는 사실을 책 전체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죽음 뒤에 남아 슬퍼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지금 이 순간을 아끼며 사랑하고 있다.

그가 그의 남은 생애를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가족과 이웃을 위하는 삶인 것도 깨닫고 있다.

누구가 나이가 들어간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이다. 그는 이 책 판매로 받게 될 인세로 다시 뭔가 좋은 일을 꾸밀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그의 즐거움이니까… 저자는 지난 2월22일 경북의대 동창회에서 수여하는 봉사상인 안행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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