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랑 방식…비극적 최후
서로 다른 사랑 방식…비극적 최후
  • 황인옥
  • 승인 2013.03.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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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의 3박4일
해피엔딩(Happy Ending). 아름답기만 한 사랑은 동화 속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어른이 된다. 화성인과 금성인이라는 결코 좁혀지지 않는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시각차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면 사랑의 처절함을 경험했을 공산이 크다.

특히 소설 속 사랑에 말랑말랑함은 애초에 배제된 듯, 비극적인 사랑 일색이다. 보다 드라마틱한 사랑에 흥분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들의 배려였을까.

이영묵의 소설 ‘워싱턴에서 3박 4일’에도 사랑 소설의 일반적인 공식을 비껴가지 않는다.

모험과 사랑, 음모와 비극으로 치닫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모국을 떠난 첫사랑과의 재회를 꿈꾸는 여자, 자신을 놓아버린 듯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남자가 그들이다.

소설은 사랑을 찾아 워싱턴으로 떠나는 여자로부터 시작된다.

아름다운 사랑을 갈구했던 여자와 여자의 희미한 나체만 탐닉했던 남자가 각자의 사랑처럼 이질적인 워싱턴의 풍경 속에서 재회하지만, 여자의 바램과는 달리 소설은 여자의 비극적 최후를 향해 내달린다.

이 소설이 연애소설이라고 해서 단지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과 불안을 시각적 자극에서 찾고 있는 한 남자의 위태로운 모습에서 현대인의 자화상을 반추하는 장치를 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희미하게 비춰지는 꿈틀거리는 욕망은 사회의 부재와 소통, 이국의 뿌리에 대한 은유들이었던 것.

청춘의 추억은 아름답다. 기억의 자기여과 내지는 자기보호에 대한 본능이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실체는 어떤가.

책 속에는 우리의 기억이 여과해 버린 청춘 시절 사랑의 고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는 우리가 애써 지웠던 청춘 시절의 아픈 사랑의 편린들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끄집어내고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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