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에 내몰린 40대
고용불안에 내몰린 40대
  • 강성규
  • 승인 2013.03.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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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스템 재설계 절실

<방황하는 중년 가장들> 4.해법은 없나

부모부양·자녀교육 지출 커 평생교육·금융재테크 한계

개인 아닌 국가적 문제 인식 복지정책 등 장기 대책 필요
우리 사회의 허리, 집안의 가장이라 불리는 40대 중반 남성들.

평생을 통틀어 수입이 가장 많고 안정적인 시기지만 한편으로는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모부양 등 지출도 그만큼 많은 세대라고 인식돼 왔다.

그러나 장기적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불안,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으로 안정적이라 여겨졌던 이들의 일자리도 위협을 받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전이다.

지난해 말 한 언론사와 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평균 퇴직연령은 만 48.2세라고 한다.

기업형태별로 보면 공기업은 그나마 높은 52.2세였지만 대기업은 47.8세, 중소·벤처기업은 47.3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들 지금은 ‘베이비 붐의 은퇴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직장에서는 그 앞 세대인 40대 중후반에서부터 퇴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40대들의 일자리는 불안하고 소득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자녀들의 대학 입시나 입학 등으로 가계지출은 줄어들지 않거나 늘어나는 시기다.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가 있다면 그나마 모아 놓은 돈이나 퇴직금도 빚을 갚는데 모두 써야할 수도 있다. 예전처럼 퇴직 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은 꿈꿀 수도 없다는 것이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연구위원은 “경제난으로 40대가 떠맡고 있는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모두에서 답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고용불안까지 겹치며 자영업자나 비정규직은 물론 대기업 종사자들까지 불안에 떨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고용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평생교육’이나 금융 재테크를 통한 ‘노후설계’를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이나 힘든 조건 속에서도 취직이나 ‘대박창업’ 등 실패를 딛고 재도약을 일궈낸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도 유행한다.

하지만 이들의 위기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 “당신도 노력하면 언제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기조로만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며 이를 방기할 경우 더욱 고착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연구소 및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으로 사회·경제의 중추인 40대마저 고용불안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며 “경제와 사회의 허리마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위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시적 일자리 창출 등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일시적 대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대책마련과 경제·사회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 및 교육 정책 마련, 자녀·부모 부양 등 가계지출을 줄이고 이들의 몰락을 막을 수 있는 복지정책 및 사회안전망 확대 등 사회 전반적으로 총체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40대 중반 가장들의 위기는 베이비부머와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재고용, 취업교육 정책 마련 등 ‘방황하는 중년 가장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핵심생산가능인구, 특히 30~40대 후반 인구의 경력단절을 막고 경제활동 참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맞춤형 교육 및 다양한 일자리정책 수단 마련 등 대책 수립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끝>

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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