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시민들 “무서워 못살겠다”
구미 시민들 “무서워 못살겠다”
  • 강성규
  • 승인 2013.03.07 18: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잇단 사고에 불안감 증폭…“직장을 옮길 수도 없고”
노후화된 산업단지 시설 개선·재정비 목소리 고조
최근 각종 유해물질 누출 및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구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폭발사고가 일어난 오태동에 사는 주민 박모(여 48)씨는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오는데 창문 너머로 검은 연기가 올라와 깜짝 놀랐다”며 “불산 누출이 잇따라 ‘불산 노이로제’에 걸릴 판이였는데 이번에는 유류탱크까지 폭발했으니…구미에서 살기 점점 무서워진다”고 우려했다.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순임(여 56)씨는 “일하는 공장이 지난해 불산누출 사고가 있었던 휴브글로벌 바로 옆”이라며 “직장을 옮길 수도 없고 그만 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계속 출근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그런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산업4단지 인근 금오공대 학생 한모(23)씨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요즘에는 사고 얘기밖에 하지 않는다”며 “이쯤 되면 구미시 전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노후화 된 구미산업단지에 대한 개선 및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여론도 많다.

구미 공단에 있는 한 공장의 관리자는 “구미 공단 1,2단지는 한 때 우리나라 경제 도약을 이끌었던 곳이지만 현재는 무려 30~40년 된 공장들이 대다수”라며 “이로 인해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유해물질 방호 시설도 낡은 것이 많아 누출 등 사고가 났을 경우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광평동 주민 지모(37)씨는 “국회의원들과 공직자들이 여러 번 구미 공단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말만 있었지 아직까지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며 “시설 노후화로 인한 공해 등 문제도 심각한데다 최근에는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니 빠른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유해물질 및 업체의 안전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상모동 주민 권모(36)씨는 “공교롭게도 구미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경기도 화성에서도 불산누출 사고 일어나는 등 이 문제는 전국적으로 심각한 일로 봐야 한다”며 “구미뿐만 아니라 전국 산업단지 및 업체를 대상으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체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도 높다.

누리꾼 Y씨는 “최근 누출사고를 일으킨 기업은 모두 대기업 또는 유망기업”이라며 “안전관리 및 환경보호 등 경영윤리를 앞장 서 실천해야 할 대기업들이 오히려 기업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안전설비 구축 및 관리는 뒷전이는 답답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잇따른 사고에 가장 답답한 것은 구미시 임·직원 등 관계자들.

7일 오전에 만난 시 관계자는 “솔직히 지난해 9월 불산누출 사고 전에는 안전관리를 안일하게 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지만, 그 이후에는 우리도 대책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안함과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도 이런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니 당혹스럽다. 시의 재발방지 및 대처역량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규열·강성규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