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구미’ 어쩌다 이 지경…
‘사고뭉치 구미’ 어쩌다 이 지경…
  • 강성규
  • 승인 2013.03.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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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질산·염소 누출 이어 유류탱크까지 폭발…총체적 안전불감

1주일 새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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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8시 20분께 일어난 구미시 오태동 유류탱크 폭발사고 당시 충격으로 탱크 뚜껑 등 잔해가 인근 논두렁으로 날아와 떨어져 있다. 강성규기자
경북 구미시가 ‘사고도시’의 오명을 뒤집어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상 초유의 재난인 구미 국가산업4단지 내 불산 누출 사고에 이어 각종 화학물질 유출 및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오전 8시 20분께 구미시 오태동 한국광유 서부지점 저유소 유류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 외곽지대인데다 사고 현장 주변이 논으로 둘러 싸여져 있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하면 대형참사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지난 2일에는 구미 국가산업2단지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등이 섞인 혼합 물질이 60ℓ가량 누출됐으며, 5일에는 1단지 구미케미칼에서 염소 1ℓ가량이 누출됐다.

일주일도 안 돼 벌써 세번째다. “자고 일어나면 사고가 터진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미 오태동 주민 허모(여·65)씨는 “구미에서 사고가 잇따라 걱정했는데 이제 집 근처에까지 이런 사고가 일어나니 불안해서 살지를 못하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시의 안전 관리 및 사고 예방 및 대응 능력을 지탄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사고현장 인근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정진선(60)씨는 “공단 외곽지대이긴 하지만 이 근처에 몇몇 공장이 있고 직원들이 100명 이상 근무하고 있다”며 “평소에도 위험물 저장소가 근처에 있어 우려스러웠는데 이런 사고까지 일어나니 더욱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물 저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든지, 그대로 두려면 시나 당국에서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최근 사고가 잇따르자 경북 시·군 부단체장들이 모두 참여한 긴급회의까지 여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는데, 8일 또다시 사고가 일어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니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예산을 편성해 고사라도 지내야 하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의 안전의식 및 관리 미숙 등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낳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에 일어난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때 업체 측의 늑장대처로 사고를 키웠으며, 지난 5일 일어난 구미케미칼 사고 때도 안전관리 책임자가 방호복도 착용하지 않고 저장탱크 밸브를 잠그러 들어갔는 등 업체들이 사고 및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8일 일어난 폭발사고에서도 직원들이 탱크로리로 중유를 옮기는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규열·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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