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수준 ‘문화함양 워크숍’ 눈총
수학여행 수준 ‘문화함양 워크숍’ 눈총
  • 강성규
  • 승인 2013.03.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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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간부공무원
1박 2일 강원도 강릉 방문
짧고 형식적 일정표 비난
대구시 중구청 간부공무원들이 ‘문화의식 함양’을 내세워 수박겉핥기식 관광성 워크숍을 떠나 지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중구청 5급 이상 간부공무원 38명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문화마인드 함양을 위해 강원도 강릉을 방문했다.

워크숍은 간부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의 실태를 경험, 향후 관광 자원의 발굴과 홍보 방안을 강구해 주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는 명목이다.

하지만 일정표를 살펴보면 겉핥기식의 탐방 코스 수준으로 제대로 된 문화탐방을 하기에는 촉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날은 평창군에서 이효석 문학관 30분, 강릉시에서 하슬라아트월드 방문 1시간으로 짜여졌다.

2일째는 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 1시간 10분,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30분, 강릉예술창작인촌·동양자수박물관 1시간, 오죽헌 박물관 1시간 30분 등이다.

대부분의 탐방 시간은 관할 관광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반 소요 시간보다 훨씬 짧아 학창시절 수학 여행 수준의 부실한 워크숍 일정이란 지적이다.

중구 주민 김모(47)씨는 “수학여행 갔다오는 공무원인 것 같다. 시책을 강구할 사람들이 1시간 정도로 시간을 분배한 것은 설렁설렁 놀러가는 학생이랑 뭐가 다르냐”고 비난했다.

또 이런 일회성 행사가 ‘문화의식 함양’이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는데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숙박비, 식대비 등 워크숍 진행을 위해 41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외유성 워크숍에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또 워크숍 출발일을 평일로 잡아 오후 전체 업무를 미뤘으며, 워크숍 준비도 공무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대부분 워크숍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워크숍에서 발표, 토론하는 부서는 많은 업무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라며 “우리도 자료 수집·정리, 발표 연습 등 밤늦게까지 남아 올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역 문화단체 관계자는 “공직자들의 문화의식 함양은 필요하지만 ‘문화’에 대한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이 아닌 형식적인 코스 일정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며 “문화 전문가과의 만남이나 내실있는 강연 커리큘럼 진행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워크숍보다 저렴할 뿐더러 효과도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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