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전교회장 선거 ‘돈잔치’
초등 전교회장 선거 ‘돈잔치’
  • 남승현
  • 승인 2013.03.10 15: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기 웅변학원 한달에 10~20만원…‘족보 원고’ 구입에 15만원 이상
투표권 학생에 피자 돌리고
서울 원정 ‘쪽집게 과외’도
“제대로 하려면 수백만원”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도 부익부 빈익빈인 것 같네요.”

최근 초등학교 6학년에 진학한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45)씨는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아들을 위해 정보를 파악하고는 깜짝 놀랐다.

과거에 비해 선거 문화가 향상돼 투표권자(초등학교 4~6학년)에 대한 식사 및 선물제공 등은 대폭 줄었지만 일부 부유층의 경우 자녀의 선거를 위해 초단기 웅변학원은 기본에 수 십만원 이상의 돈을 주고 원고까지 구해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극성 학부모들은 자녀의 전교회장 선거를 위해 서울에 까지 보내 속칭 ‘단기 쪽집게 맞춤’ 과외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수성구 A초등학교의 경우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한 학생중 상당수가 한 달에 10만~20만원 내외의 초단기 웅변학원을 다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속칭 ‘족보’ 원고를 15만원대 이상에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러닝메이트로 전교회장, 부회장을 선출하는 경우 투표권이 있는 4~6학년 학생들에게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거나 소그룹별로 피자 및 콜팝, 빵 등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여·43)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선거를 통해 전교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발표력, 추진력을 향상시키는데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하지만 일부 극성 학부모들로 인해 선거가 혼탁해 지는 경우가 있어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5)씨는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를 제대로 할려면 수 백만원이 들어야 한다고 해 아예 아들의 출마를 포기시켰다”며 “진짜 극성부모는 서울에까지 자녀를 보내 초단기 웅변학원 및 출마원고까지 구입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반면 수성구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전교회장 출마자도 많지 않아 선거 과열현상도 없는데다 스마트폰과 SNS 등 전자물·인터넷을 이용한 불법 유세 금지와 학교 홈페이지 투표 시스템을 이용해 불공정 선거도 없다.

수성구 D초등학교는 전교회장 선거를 신학기 이전에 미리 선출하는 등 과열 선거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선거는 학생들이 투표에 직접 참여해 민주주의를 체험하도록 하며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창의성, 추진력 등을 높여주게 하기 위한 제도”라며 “일부 극성학부모들이 초등학교 회장선거까지 간섭하는 것은 자식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초등학교 전교회장선거는 지난 8일 실시한 학교가 많으며 오는 11일, 12일 등 이번주 내로 대부분 마무리 된다.

남승현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