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 대통령의 `진실 고백’을 기대한다
노 前 대통령의 `진실 고백’을 기대한다
  • 승인 2009.04.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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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서는 것을 지켜보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이 김해 진영읍 봉하에서 천릿길을 달려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불려 가는 꼴을 보게 된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사저에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검찰청에 들어서기 까지 언론의 취재가 불을 뿜게 되겠지만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은 TV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을 정도다. 청와대를 나서는 순간 범죄혐의로 검찰청에 불려 나가는 국가적 수치는 이번으로 끝을 보아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4년만의 일이다. 재임 시절 도덕성을 유난히 강조했던 그였고 퇴임을 앞둔 2007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임기 중) 무슨 사건에서 비자금이 나오고 정·관계 로비라는 말이 나온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자화자찬했던 두 얼굴의 노 전 대통령이다.

달변이며 토론의 달인이라는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검찰이 얼마나 진실을 캐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국민은 검찰조사를 받게 될 노 전 대통령이 오늘만은 전직 대통령답게 정직하고 진실 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자신은 몰랐다고 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간의 노 전 대통령은 필부도 하지 않을 부끄러운 모습만 보여 왔다. 드러난 혐의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한결같이 “나는 몰랐다.” “퇴임 후에 알았다.”는 식으로 발을 빼는데 급급했다. 국민들은 가장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자존심도 내버린 남자답지 못한 태도에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사전에 보낸 서면조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장광설은 여전했고 제대로 답변한 것이 없었다는 보도다. 검찰로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어 하루 조사로 끝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오늘 조사 역시 그런 식이라면 향후 검찰태도도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통과의례로 하는 조사가 아닌 진실규명을 위한 검찰조사라면 예우에만 신경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출두 전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기를 기대했지만 끝내 무위로 돌아갔다. 이제 검찰은 드러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갖춰야 한다. 대질심문이든 조사기간 연장이든 진실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동원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역시 화려한 수사와 장광설로 얼버무릴 생각을 버리고 인간 `노무현’의 진솔한 자세로 검찰조사에 응해야 한다. 더 이상 `그 놈의 법’이라는 도도한 자세로 사법기관을 농락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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