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대책, 學暴 못막아”
“현행 대책, 學暴 못막아”
  • 이종훈
  • 승인 2013.03.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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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년생 최군 ‘죽음의 호소’
“교내 시설 CCTV 없거나 사각지대 있다”
경북도교육청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오후 경산에서 고교 1년생인 최모(15)군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숨진 최 군이 남긴 유서에는 “학교폭력은 (교육당국이) 지금처럼 해서는 100% 못 잡아낸다”며 “학교 내 여러 시설에 CC(폐쇄회로)TV가 없거나 사각지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돈이 없어 CCTV를 설치하지 않거나 화질이 좋지 않은 것을 교체 하지 못하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한다”며 교육행정의 난맥상을 꼬집었다.

그는 또 “2011년부터 지금까지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받았다”고 적어놔 2년 가까이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도 최 군이 가끔 얼굴에 멍이 들거나 눈 밑이 긁히는 등 상처를 입은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군이 다닌 중학교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을 뿐더러 상담한 사실도 없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군은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냉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 혹은 설치 안 돼있는 곳도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4월 16일 영주시에 있는 영주중 2학년, 하루건너 17일 안동 복주여중 2학년, 이어 23일 상주고 2학년 등 일주일 사이에 연달아 학생 3명이 자살하자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 없는 학교 만들이 실천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이영우 교육감이 내놓은 예방 대책은 △학교폭력 실태 전면 재조사 △위기 학생 특별 관리·지도 △교장·교감 등 전 교원 학생상담 △심성순화 교육기관 ‘Wee 스쿨’ 설립 △학교폭력 대책 맞춤형 컨설팅 △학부모의 참여와 소통기회 확대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북도내에서는 중학생 3명, 고교생 7명 등 10명이 자살했다. 자살한 원인은 가정불화 4명, 이성 관계 2명, 성적비관 1명, 학교폭력 1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경북교육청 김순기 교육정책국장은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교사와 학생 간에 터놓고 자주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더욱 깊이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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