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당 개원 20여년 동문신도 30만명 배출
포교당 개원 20여년 동문신도 30만명 배출
  • 황인옥
  • 승인 2013.03.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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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우 학 스님

“포교가 곧 수행”…각계각층 눈높이 맞춘 강의 ‘흡입력’

중고교·요양병원·외국인불교학교 등 통해 복지사업
/news/photo/first/201303/img_91713_1.jpg"우학스님/news/photo/first/201303/img_91713_1.jpg"
우학 스님은 ““현대의 시점에 맞는 유익한 강의를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경전에 근거하면서도 제가 21세기를 살면서 느끼고 정립했던 사상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회주인 우학 스님을 떠올리면 엉뚱한 의문 하나가 스친다. ‘스님은 구도자인가, 경영인인가’ 이 의문의 배경에는 스님의 탁월한 경영자적 자질이 깔려있다.

20여 년 전 타 종교에 넘어가기 직전의 포교당을 맡아 30만 명의 동문신도들을 배출했고,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시설을 구축했다. 포교당의 눈부신 기록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하루에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를 방문하는 국내외 신도수가 무려 3천명에 육박한다.
이런 빛나는 기록을 세운 장본인이 다름아닌 우학 스님이다. 이만하면 처음 스친 엉뚱한 의문이 진지하게 연구해 봄직한 의미있는 질문이 될 것도 같다.

지난 11일 미국 포교원을 다녀온 후 신입생 모집과 강연에 분주한 우학 스님을 만나, 이 엉뚱하고도 진지한 질문을 시작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던 스님의 지난 20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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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학 스님 강의 모습.
◇구도의 산물, 배려심

-스님 개인이 이룬 성과는 세계불교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듭니다. 이만하면 유능한 CEO로서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 스님은 구도자입니까, CEO입니까.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구도자가 아닌 적이 없었지요. 제가 이룬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경영자로서의 자질이라기보다 어떻게 하면 불교의 대중화에 한발 앞서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구도자로서의 결과물이겠지요.”

-스님은 지난 20년간 포교의 한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왜 포교였는지요.

“포교와 수행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이지요. 포교가 곧 수행이고 수행 속에 포교가 포함 돼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제자가 60명이 생겼을 때 포교를 강조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포교 속에는 수행, 경전, 복지, 중생제도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포교야 말로 불교의 전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지요.”

-포교의 방법으로 교육포교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불교는 중생이 부처이고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불교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한국 불교의 맹점이 신도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타 종교인을 대상으로 포교를 하거나 깊이 있는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리체계의 이해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습니다. 불교의 원형과 교리를 깨우치는 공부와 수행이 어떻게 둘이 될 수 있겠습니까.”

-스님의 강의에 사람들이 왜 구름처럼 몰리는 것일까요.

“현대의 시점에 맞는 유익한 강의를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경전에 근거하면서도 제가 21세기를 살면서 느끼고 정립했던 사상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각 계층에 맞는 강의도 원동력이 될 수 있겠지요. 지식층에게는 종교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차원에서, 젊은 층은 젊은 층에 맞게, 노년층은 또 그분들의 눈높이에서 강의를 하는 방법이지요. 불교에서는 그것을 방편이라 합니다. 방편력을 잘 써야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고 흡입력도 강하지 않겠는지요.”
/news/photo/first/201303/img_91713_1.jpg"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전경/news/photo/first/201303/img_91713_1.jpg"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전경
-강의의 주된 메시지는 어떤 것들입니까.

“‘마음의 자유, 마음의 평화, 세상과 내가 늘 하나다’를 주제로 단계마다 강조점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첫 단계는 불교인들이 책을 보지 않고 공부를 하지 않으니 마음을 바로 다스리고 싶다면 불교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불교 속에 모든 해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는 자기 수행을 통해 자기 마음을 닦아 내공을 키우라고 합니다. 실천 없는 공부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힘이 갖춰지면 이웃을 위한 봉사, 복지활동을 펼치라고 합니다. 결국 우주만상은 하나라는 보다 큰 깨우침을 얻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지요.”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의 비약적인 성장과 스님의 리더십이 상관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스님은 어떤 리더십의 소유자이십니까.

“가능하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신도들과 모든 것을 함께 하자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 처지에서 생각하면 좋은 방편, 좋은 법문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신도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은 언제나 그들 곁에 있겠다는 배려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게 남다른 리더십이라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소소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현생을 극락으로 만들어야

-처음 포교당을 맡으실 때 얘기가 궁금합니다.

“대구 남구청 앞에 있던 포교당이 운영이 어려워 교회로 넘어간다는 소리를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보증금 2천 만원과 월세 50만원으로 포교당을 인수해 첫 살림을 시작했었어요. 그것이 벌써 21년 전인 1992년의 일입니다. 개원 당시부터 포교당의 방향을 ‘포교’로 잡고, 당시 해제비로 받은 125만원을 100만원은 중고 복사기를 구입하고 나머지 돈으로 불교대학생 모집 플랜카드를 제작해 걸었지요. 그때만 해도 과연 신도들이 올까 반신반의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120명의 신도들이 4층 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반신반의하던 저 역시 놀랐고 감동을 받았지요. 한국불교가 나갈 길을 ‘교육포교’라고 여겼던 저의 생각이 맞았다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스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복지시설을 구축해 가고 계십니다. 지금까지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복지재단(무량수전, 노인복지센터, 지역아동센터), 참좋은 어린이집유치원 및 참좋은 이서중고교와 참좋은 요양병원, 외국인불교학교, 및 네팔 후원학교 등을 통해 인재 불사와 복지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는 최근 ‘Coffee Charm’이라는 카페를 열었다. 수익금 전부를 불교대학 산하 국제구호개발 NGO단체인 (사)B·U·D와 연계해 빈곤 국가 학교 설립 지원 및 국내 취약 계층 장학금 지원 등 국내외 아동 구호 사업에 사용한다고 한다. NGO단체와 사회적 기업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취지로 읽혔다.

-봉사활동은 이미 다양하게 하고 계신데 NGO와 사회적기업이라는 틀을 만드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복지는 좋은 일이지만 자체적으로 하면 제도적으로 지역에 한정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요. NGO와 사회적 기업을 통해 하게 되면 세계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좀 더 확장된 봉사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 NGO단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만하면 총체적 복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천당과 극락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이때 종교를 사후 안락처로 생각하기 쉽지만, 불교의 궁극적 지향은 현생을 잘사는 곳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의 위엄을 유지하는 것인데 그런 상태를 위해 한국불교대학에서 전방위적인 복지모델을 제시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3천여 명의 신도들이 체계적으로 각지에서 봉사활동을 상시로 펼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행의 마지막 단계가 이웃에 대한 봉사라고 좀 전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봉사는 신도들의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입니다. 3천여 명이 자발적으로 봉사의 전위부대를 구축해서 병원과 교도소, 소년·소녀 가장, 무의탁 노령층 등에게 매일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의 교육의 근원적인 힘이 발휘돼 신도들 스스로가 참여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고 의미를 부여 할 수 있겠지요.”

◇큰 삶, 세계적인 삶, 우주적인 삶을 향하여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는 대구, 경산, 칠곡, 포항, 구미, 서울, 감포, 팔공산 등의 국내도량과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중국 칭다오, 이집트 등 전세계 15개 도량으로 포교당을 넓혀가고 있다. 우학 스님의 법회는 물론 모든 강의가 화상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학 스님은 해외포교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하고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열정을 쏟고 있다.

-나라 밖 포교 여건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이민 가는 사람들 대부분 국내에서 살기 힘들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들 물질적으로야 열심히 노력하면 되겠지만 타향살이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저는 이분들의 정신적인 고충을 덜어드리고 위안을 주기 위해서 해외 포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서양인들도 강의를 들으러 오는지요. 한국불교의 무엇이 그들을 불러들일까요.

“서양인들은 한국불교를 종교로 본다기보다 문화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문화를 알기 위해 절에 오지요. 또 한국불교를 간화선 즉, 참선하는 불교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참선하기 위해서도 옵니다.”

-서양인들이 불교에 심취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들은 고도의 물질문명, 유일신 사상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유일신 창조론에 대한 회의에서 불교사상의 연기론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모든 문제는 자기로부터 출발하고 자기 자신이 길을 찾고 자신이 스스로를 닦아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불교를 찾습니다.”

-왜 출가를 결심하셨고, 출가 때 세웠던 원(願)은 무엇이었습니까.

“작은 가정에 갇혀 사는 것보다 더 큰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세계적 삶, 자유로우면서도 우주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더 큰 삶에 대한 목마름, 이것이 출가의 이유이자 원(願)이기도 합니다.”

물질만능과 경쟁지상주의로 현대인들의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고, 행복을 추구하지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한다.

-진정한 행복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돈이 있고 이성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여기지요.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행복의 조건일 뿐입니다. 불교는 절대적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 절대적 행복이 열반입니다. 일체의 모든 존재는 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생각 잘못해서 나쁜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불교적 수행을 통해 누구나 영원한 행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스님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예. 행복합니다. 지금 제 마음이 평화롭고, 부처님법에 따라 공부하고 포교를 통해 수행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겠는지요.”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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