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 문화 사라진지가 언젠데…”
“촌지 문화 사라진지가 언젠데…”
  • 남승현
  • 승인 2013.03.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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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내밀면 오히려 민망

집에 보내도 다시 돌아와

대구시교육청, 신고 ‘0건’
“촌지 문화가 없어진지가 얼마나 오래 됐는데요. 아버님이 걱정 하시지 않도록 아이들 잘 보살피고 가르칠께요”

지난 8일 대구 수성구 A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킨 김모(38)씨는 담임교사를 만나 자녀를 잘 봐달라며 봉투를 건넸다가 단호히 거절하는 교사의 태도에 민망했다.

담임교사는 “지난 2010년부터 촌지근절 문화가 정착되면서 지금은 일절 촌지가 없다”며 “자녀교육을 학교에 믿고 맡겨달라”고 했다.

김씨는 부끄럽고 민망했지만 교직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감동을 받았다.

뿐만아니다.

수성구 B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학부모 박모(여·40)씨는 담임교사가 촌지를 받지 않자 어렵게 집 주소를 확인, 15만원 상당의 과일바구니를 배달했다가 뒤늦게 후회했다.

담임교사가 되돌려 준다고 몇 차례 전화가 왔지만 거절하자 똑같은 금액대의 과일바구니를 집으로 배달한 것. 박씨는 “촌지문화가 없어진 것은 알았는데 이처럼 확고한 지는 몰랐다”고 했다.

실제 대구시교육청이 지난 2010년부터 ‘촌지문화 근절’을 추진하면서 일선 학교에서 교사와 학부모간의 금품 수수가 사라졌다.

심지어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관리를 받는 대구 수성구 일대 D, S, K, B초등학교도 촌지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중·고교의 경우 자녀들의 교육비 지출 및 촌지문화 근절 정착으로 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48)씨는 “사교육비 부담과 일선학교의 문화가 바뀌어 촌지는 생각도 않고 있으며 주변에도 이제는 신학기, 스승의 날, 명절에도 선물을 하는 학부모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실제 대구지역에서 촌지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시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춘지근절’을 하라는 공문이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다.

중학교 교사 이모(여·47)씨는 “학교현장에서 선물이나 금품이 사라진 지 오래됐는데 촌지를 받지 말라는 시교육청의 공문이 오히려 스트레스”라며 “신분이 보장된 교사들이 선물이나 상품을 받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대구시교육청 감사관실에는 지난 2011년 이후 일선 학교의 촌지로 인한 문의나 신고가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남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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