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박 애 정 신
<팔공시론> 박 애 정 신
  • 승인 2009.01.07 17: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근민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교수)

본인이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 중에서 제일 보람을 느끼는 과목이 `재활 및 특수교육’ 이다. 이 과목의 목적은 주변에 불우한 이웃과 장애인과 같은 약자들에 대한 박애정신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데에 있다.

원래 이 과목은 시험이 필요 없었으며 감상문만 작성해서 제출하면 되는 과목이었다. 박애정신을 어떻게 시험을 통해 평가를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을 평가할 수단이 없어서 할 수 없이 형식적으로 시험을 치루고 있지만 “진짜 시험은 여러분들이 실생활에서 평생 동안 치루길 바란다.”라고 가르친다.

나는 이 과목을 가르칠 때 마다 항상 네 분을 소개하는데 그분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가가와 도요히꼬(賀川豊彦) 선생은 금세기에 일본이 낳은, 아니 동양이 낳은 대 신학자요, 과학자요, 사상가요, 사회사업가요, 저작가요, 노동조합·농민조합·의료조합 운동가로서의 선각자요, 세계 평화주의자이다.

선생은 고오베(神戶)의 범죄, 폭력, 사기, 불륜, 빈곤 등이 난무하여 마치 지옥의 한 구석을 방불케 하는 한 빈민촌에서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기도하고 봉사하는 등 이 땅에 의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되고 자유와 평등과 박애정신으로 가득 찬 복지세계 건설에 생애를 바친 분이다.

아주 심한 변비환자가 변비 때문에 거의 숨이 끊어지는 그런 위급한 상황이 되자 선생은 그 환자 항문에 자기 입을 대고 침으로 그것을 녹이면서 빨아내어 사람을 살린 일화도 있다.

둘째, 윌리엄 클라크(William S. Clark)는 미국 매사츄세트주에 있는 Amherst 농과대학 학장(1867-1879) 이었으며 1년 반 동안 일본 삿포로에 있으면서 농업을 통하여 일본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삿포로 농과대학(현 일본 북해도 대학)이 1876년 설립이 된 후 윌리엄 클라크 학장을 초대해서 이 학교를 경영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클라크 학장은 미국 본토로 귀국하면서 학생들에게 “Boys be ambitious”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갔는데 그 말이 바로 대구대학교의 교훈과 같다.

동상에 새겨진 전문을 보면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지게. 돈이나 자기를 드높이기 위해서나 명성이라고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 야망을 가지지 말게. 사람으로서 마땅히 되어야 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하여 야망을 가지게”라고 적혀 있다.

셋째, 삿포로 농과대학에서 졸업한 학생들이 나중에 일본을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정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우찌무라 겐조라는 클라크 학장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의 생활철학은 강자는 약자를 받들어야 하고 성자는 죄인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바로 “예수님이 가난한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해야 할 도리이다”라고 하였다.

넷째,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숨을 거두기 일 년 전(1992) 크리스마스이브 때 사랑하는 딸에게 유언의 글을 남겼는데 여기에 그 글을 소개한다.

①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②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③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④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자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서 걸어라.

⑤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⑥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치유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⑦ 기억하라! 만약 내가 도움을 주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⑧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기독교의 근본적인 정신은 십계명에 나타나 있듯이 크게 두 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올바른 하나님과의 관계(1-5계명)가 성립되어야 하고 그런 다음 이웃사람들과의 올바른 인간적 관계(5-10)가 성립되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냐고 하면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나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13:34-35) 라는 내용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앞에서 소개된 네 분들도 평생 동안 이웃을 사랑하였기에 예수님의 제자임이 분명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