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힐링이다
봉사는 힐링이다
  • 승인 2013.03.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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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원 경일대학교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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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학점 때문에 오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순수하고, 티 없이 맑은 모습을 지켜주고 싶었고,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주고 싶었다.

봉사라기보다는 하루하루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위로가 되었으며 ‘봉사는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나의 생각도 바뀌게 되었다. 봉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과 추억, 함께 함으로써 느껴지는 보람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쌓여갈수록 학점을 잘 받아야지 했던 처음의 생각은 사라지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위의 글은 필자가 근무하는 경일대학교 사회봉사센터에서 발간한 사회봉사 수기집에 게재된 학생수기의 일부분이다. 학교에서 교양필수로 지정한 사회봉사 과목의 학점이수를 위해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지역의 아동센터를 찾았지만 점차 봉사의 즐거움과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수기집에는 자원봉사경진대회에서 입상한 62명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느낀 소회와 감동이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 62명의 학생들은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이 오히려 자신을 치유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삶 속에서 봉사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계기야 어찌되었던 이 학생들은 봉사활동에서 행복을 찾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99명의 학생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지식봉사 장학금으로 2천3백만 원을 지급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학 내 사회봉사센터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사회봉사에 필요한 준비사항을 알려주는 교육과 사회봉사 알선, 인증, 단체봉사 활동 지원 등을 통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사회봉사 현장으로 나가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다른 많은 대학들은 사회봉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대학과 대학생들은 소위 스펙관리에 여념이 없고 심지어 봉사활동이 스펙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해주는 것으로 그 책무를 다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바른 품성을 갖추지 못한 채 지식만 비대해진 이기적인 리더는 사회적인 해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와 나아가 인류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섬기는 리더’야말로 대학이 길러내어야 할 진정한 인재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기능과 책무를 이야기할 때 교육, 연구, 봉사를 말한다.

대학 본연의 임무가 교육과 연구임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봉사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봉사의 훈련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할 필요가 있고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사회봉사 교과목의 필수 이수를 통해 그 뜻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은 단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인재는 재능이 뛰어난 수재가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책임 있는 소통을 통해 이웃과 함께 행복을 가꾸는 리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지식위주의 교육만으로는 이러한 높은 윤리의식과 창의성을 갖춘 진정한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렵다. 지식 습득에 앞서 무엇보다 바른 인성과 사회에 책임의식을 갖는 섬김의 정신 함양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 이러한 바른 인성과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될 것이다. 위의 수기 주인공처럼 봉사의 시작은 학점 때문이었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어느새 학점관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오직 아이들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봉사의 힘이다. 우리사회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봉사를 통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을 발견하고 선진시민으로 성장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하여 이들을 통해 지역사회와 나아가 온 세계가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행복한 사회를 꿈꿔본다. 항상 웃음과 겸손으로 희망을 주는 봉사의 삶은 참으로 위대하며 거룩하고 숭고한 삶이다.

‘봉사를 시작하는 순간 당신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리더다. 봉사를 통해 당신의 가슴과 이웃을 살아 숨쉬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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