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만연> “일한 만큼 대우 받는 사회돼야”
<한탕주의 만연> “일한 만큼 대우 받는 사회돼야”
  • 강성규
  • 승인 2013.03.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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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책은 없나

서민들 희망 되살릴 시스템 마련 절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서민들이 ‘한탕주의’의 늪에 점점 깊숙히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복권 판매액은 약 3조805억원으로 이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정해 놓은 매출총량 한도 2조8753억원보다 2천52억원 가량을 초과했다. 경마, 경륜, 카지노, 경정 등 6대 사행산업의 총 매출액은 2000년 6조원 대에서 지난해 20조원까지 상승했다.

사설 카지노, 스포츠 도박 등 불법 사행성 오락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사감위 관계자는 “2012년도 불법 사행영업 규모는 약 7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5년 전보다 20조원 이상 급증한 액수”라고 밝혔다.

사행산업 만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합법적인 사행업을 국가 주도로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한계가 뚜렷하고, 심지어 지난해에는 재정부와 마사회가 복권 매출 한도 증액과 경마장 장외매장 증설을 요구했다가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등에게 강한 질타를 받기까지 했다.

정부가 단기적인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사행사업을 조장하다 보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권 발매차단 제한액 설정 및 매장 제한 등 강력한 사행산업 제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사행성 오락에 빠진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행 산업의 패혜를 방지하기 위한 기구로 국무총리실 산하 사감위와 마사회 지부에 있는 ‘유캔센터’ 등 각 사업장마다 중독치유센터를 두고 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통합관리센터와 치유센터를 조성,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불법 도박의 경우 경찰 단속전담반을 집중 투입해 강력한 합동단속 및 교차단속을 벌이고, 해외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도박사이트도 수사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 단속을 강화, 불법 도박 운영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탕주의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직하게 일한 만큼 대우 받고 개인이 경제적으로 소외받지 않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대 곽금주(심리학과)교수는 “열심히 일해서는 소득을 불릴 수 없고, 최소한의 안락한 삶도 이룰 수 없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막연한 환상에 기대게 된다”며 “이에 더해 대기업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껴 ‘한탕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한탕주의’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한 노동에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고, 이를 통해 최소한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끝)

김무진·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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