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대학가…주민들은 괴롭다
술취한 대학가…주민들은 괴롭다
  • 김무진
  • 승인 2013.03.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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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들 밤샘 술판 벌여 고성방가에 곳곳서 구토…

“잠도 제대로 못자”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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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11시 50분께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맞은편 길가에서 2명의 남자 대학생이 만취한 한 여대생을 부축해 택시가 세워진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달 초 새학기를 맞은 지역 대학가의 밤샘 술판이 잦아지면서 학생들이 휘청거리며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물론 고성방가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 인근 주민 등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밤 10시 10분께 경북대 정문 부근 이면도로에 위치한 Y술집 앞.

이곳에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보이는 한 무리의 남녀 대학생 20여명이 Y술집에서 나와 다음 이동장소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은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였고, 일부 학생들은 연신 욕을 해대며 소리를 질렀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던 몇 몇 주민들은 이들을 피해 다른 길로 비켜갔다.

이 시각 이곳 일대에는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7명가량의 남녀 대학생 무리들이 인근 술집에서 나와 길을 점령한 채 자리를 옮길 술집을 정하기에 바빴고, 이들 무리 중 한 여학생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비틀대며 인근의 한 전봇대로 걸어간 뒤 구토를 했다.

경대 정문쪽 일명 ‘쪽문’ 방향에도 치킨집 및 소주방, 호프집, 분식집 등에는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는 학생들로 넘쳐났다. 쪽문 일대에는 인근 분식집 등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8개 대학생 무리가 좁은 인도를 점령한 채 큰 소리로 2차를 갈 술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가운데 일부 남자 및 여자 대학생들은 길거리에서 함께 모여 단체로 담배를 피고 큰 소리로 욕을 하는 등 보기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대학가 주변뿐만 아니라 학교 안 상황도 심각했다.

같은 날 밤 10시 40분께 경북대 내 한 공과대학 인근에는 술에 취한 남학생 4명이 교내를 걸어가다 학교 안에 설치된 플라스틱 재질의 볼라드(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와 나무를 발로 차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경북대의 상징인 본관 주변의 연못 일청담 일대에는 벤치 및 잔디바닥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남녀 대학생 수십 명이 캔·병백주를 비롯해 PET병 맥주, 소주 등을 마시며 술 먹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게임에서 “병신이네~ 잔을 들어라” 등의 다소 듣기 거북한 멘트를 쉴 새 없이 내뱉았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밤 11시 20분께 경북대 북문 일대 여러 곳의 술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들뜬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기울였고, 거리 곳곳에는 여러 무리의 학생들이 다음 술자리를 찾아 헤맸다.

특히 A술집 앞에서는 만취한 여대생 1명이 정신을 못 가누자 남학생 일행 3명중 한명이 여학생과 택시에 탑승한 채 떠나는 등 대학가의 씁쓸한 단면을 드러냈다.

경북대 인근 주민 김 모(65·북구 대현동)씨는 “신학기가 시작된 이후 밤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바람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며 “고성방가도 문제지만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곳에서의 구토 및 차량 등의 기물 파손도 발생해 개강시즌이 되면 많은 주민들이 불편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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