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여성 공무원1호…경북도 다문화행복과 김 명씨
결혼이민여성 공무원1호…경북도 다문화행복과 김 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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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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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지구촌 경북 다문화가정에 '행복의 문' 연다

중국서 사범대 영문학과 졸업, 경북대.영남대 대학원 수료 '학구파'

경북도 '행복콜'서 상담.민원 지원 "이주여성 취업위해 힘 보탤것"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경북도 다문화행복과 김 명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상담 결과에 따라 가정폭력 등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시키고, 각종 민원에 대해 설명, 이해를 시키고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말했다.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다문화 가족에게 한국생활 정착과 행복을 누리도록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한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행복콜 서비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를 시작, 9개월 만인 지난해 말 현재 73건을 상담했고 이들에게 부부 갈등, 취업 등의 민원을 해결되도록 도움을 줄 때가장 보람을 느꼈습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경북도 다문화행복과 김 명(여·40·전임계약직 마급-8급상당)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상담 결과에 따라 가정폭력 등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시키고,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 등은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시키고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유창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9월 21일 경북도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결혼이민 여성을 다문화가족업무 부서 지방전임계약직 1호 공무원으로 임용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를 만나 지난 1년 5개월간 경북도 결혼이민여성 담당 공무원 생활과 앞으로 다문화가족의 길잡이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다문화가족 행복 콜 많은 사연 담고 있어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중국에서 온 한 여성이 한국 결혼생활 7년 만에 이혼했고, 직장이 없다는 이유로 아들은 남편이 양육하라는 법원의 판정이 나와 남편에게 양육비를 줘도 아이를 돌보지 않고 할머니 집에 보내 놓는 바람에 먹을 것이 없어 영양부족으로 키가 크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저를 도와주세요./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지난해 5월 3일 경북도 다문화행복과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행복콜 서비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여성의 전화 내용은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원해도 아이에게는 도움이 안 되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어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안 되느냐 하는 하소연이었다. 

경북도는 이런 사정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 29일부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다문화 행복 콜/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전화 080-000-2929)를 운영하고 있다.

이 행복 콜의 상담 주인공이 바로 김 명씨다.

김 씨는 이날 전화를 받고 한참 고민을 했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 등에 자문을 구한 뒤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법원에서 판정된 양육비는 개인사정으로 주지 않으면 법을 위반하는 것/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이라고 이해 시키고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아들을 만날 때 마다 아이의 상태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거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결과물을 증거로 확보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 할 수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대응 방법을 설명해 줬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인 김 씨는 하얼빈 사범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한국으로 결혼이민 온 뒤 1남 1녀를 키우면서 꾸준히 공부해 경북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같은 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 중국어번역 과정을 수료하는 등 배움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학구파다.

한국어 실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도 수준급이며, 한식조리사·제과제빵·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재원이다.

갈비찜 요리를 잘 한다는 김 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올해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한국의 음식 문화/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는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교수 심사를 거치고, 논문 책자도 발간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밝혔다.

행복콜 상담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 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한 결혼이주 여성이 아이를 낳고 난 뒤 남편으로부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아기가 자기를 닮지 않았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구박을 하고, 시부모까지 합세해 가정에서 쫓겨나와 갈 곳이 없어 헤매야 하는 딱한 사정을 접하기도 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또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아내가 가출했다. 이주결혼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면 안 된다고 막무가내로 주장할 때 어처구니가 없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이주여성들이 일자리가 있어야 한국생활에 빨리 정착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상담때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씨가 상담일지에 빼곡히 적어놓은 내용들은 우리나라 결혼이민여성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상담사례를 보면,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안동에 사는 A씨는 필리핀 출신 아내와 성격차이로 결혼초기에 많이 다투었고, 때린 적도 있으며, 현재는 대화 불능 상태다. 아내는 구미 산업단지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집에 오는 것을 싫어한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아내는 대학을 졸업해 한국에서 방과 후 학교 계약직교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경시한다며 계약직을 그만두고 구미 공단으로 직장을 옮겼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A씨는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아 아내가 자기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고, 전화도 받지 않아 점점 둘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며, 전화 연결을 요청한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폭행은 아내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며 조금씩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권하고, 전문 상담소 이주여성긴급전화(1577-1366)로 연결해 줬다.

또 한 사례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베트남 출신인 결혼이주여성 B씨는 남편이 자신의 말은 듣지 않고, 시어머니 말만 듣는데다 매사를 시어머니 위주로 모든 문제를 결정하며, 자기는 가정부처럼 일만 시키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하느냐/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는 것이었다.

김 씨는 이 여성에게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한국의 남편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변하는 방법을 찾도록 하고, 가능하면 사회생활에 참여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는 방법을 택하도록 권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말했다.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김 명씨가 다문화가족으로부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행복 콜 서비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전화를 받고 있다.

다문화 행복 콜 전화로 지난 한 해 상담한 73건을 분석해 보면, 언어별로는 베트남이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중국 20건, 한국 13건, 몽골 4건, 필리핀·캄보디아가 각 3건, 태국·페루 각 1건으로 나타났다.

상담 내용별로는 시부모·부부갈등 15건, 교육지원 관련 13건, 이혼 8건, 도내 행사참여 8건, 국적취득 6건, 취업 5건, 기타 18건 등이다.
 
◇경북도 대한민국 안의 작은 지구촌 

경북은 현재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6개 대륙 44개 나라에서 1만1천67명(2013년 1월 1일 기준)의 결혼이민자가 살고 있다.

베트남이 4천341명으로 전체 결혼이민자의 39.2%를 차지하며, 중국 4천196명, 필리핀 812명, 일본 467명, 캄보디아 441명 등 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다.

이밖에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미얀마·동티모르·네팔·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아메리카는 콜롬비아·우루과이·브라질, 유럽의 루마니아·헝가리, 아프리카 모로코·마다카스카르, 중동의 터키 출신도 거주한다.

지역별로는 포항시가 1천601명으로 가장 많고, 구미시 1천387명, 경주시 1천188명 순이며, 군 지역은 도시 가까이 있는 칠곡군이 539명이나 된다.

이처럼 전 세계 다양한 지역출신의 결혼이민자가 살고 있어 경북은 대한민국 안의 작은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른 결혼이민자들의 국적취득을 비롯해 시부모와 부부간의 갈등을 빚는 등 많은 문제가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다문화정책 패러다임을 전환을 위해 올해 129억원을 들여 다문화가족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중점 추진과제는 자녀 건전육성과 글로벌 인재양성, 다문화가족의 정체성확립 교육·지원체계 정비·맞춤형 일자리 창출, 결혼이민자 사회적응 기반 강화 등이다.

이런 경북도의 다문화가족 정책 추진의 한 가운데에 김 명씨가 자리하고 있다.

김 씨의 주요 업무는 다문화가족 상담과 결혼이주여성 통·번역 서비스 지원, 다문화정책 국제협력사업 추진 및 해외자료 수집·분석·연구 등을 맡고 있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 절실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경북지역 결혼이민여성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미만인 경우가 62%고, 배우자 직업이 농림어업 28.1%, 단순노무 23.6%로 다문화가정 대부분이 빈곤상태/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라는 김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지만 경제적 빈곤문제가 남편과 시댁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진단했다.

그는 또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문화차이는 상호노력과 이해로 극복할 수 있지만 다문화가정을 보는 사회적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다문화 자녀에 대한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왕따/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 현상을 지켜볼 때 사회 전체가 인식전환에 나서야 한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결혼이주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아 왔지만 이제는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등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정착해 나가고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당부했다.

특히 김 씨는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경북도가 경북형 다문화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자녀의 특성과 수준에 맞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초학습능력 및 이중언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며 정책추진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다문화가족과 자녀를 선발해 역사 유적지, 고택 및 종가 체험 등 한국의 역사·문화 바로 알기 교육을 방학 중에 실시할 계획/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이라며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하겠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경북도는 이밖에도 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문화적 충돌이 발생함에 따라 남편과 시부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부부 및 가족 간의 갈등 해결 등을 위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을 238개 읍면에서 올해는 331개 전 읍면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결혼이민여성의 취·창업 기반 조성을 위해 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별로 조리사, 미용,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 취득 후 취업이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news/photo/first/201303/img_92555_1.jpg"고 말해 경북도정 첫째 목표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는 공직자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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