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테러, 갈수록 위력 커지고 피해 느는데…
사이버 테러, 갈수록 위력 커지고 피해 느는데…
  • 강성규
  • 승인 2013.03.21 17: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수무책 당하는 기간망

국가차원 대응방안 절실
“대형 증권회사의 서버 마비로 국내 주식시장이 파행으로 치달아 하루 사이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한국전력의 전산망이 테러를 당하면서 최악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 국가가 ‘아비규환’ 지경에 이른다.”

지난해 방영된 사이버 범죄에 대한 드라마 ‘유령’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난 20일 주요 방송국과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이버 테러’ 이후, 드라마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근본적이고 견고한 대응체계 마련과 국민들 또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보 사회가 갈수록 고도화 되면서 인터넷 등 전산체계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단순히 편리함과 신속함을 제공해 주는 편의 수단을 넘어 현대 사회의 ‘필수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 중 한 면에 불과하다. 전산시스템이 마비된다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생활의 불편함을 주는 수준을 넘어 앞서 든 예처럼 우리 사회의 막대한 피해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있었던 전산망 마비로 은행 거래와 카드결제 등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지고, 방송국의 기사와 대본, 영상 전송 등 작업이 전면 중지돼 일부 방송이 결방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주요 국가기관이나 산업체 전산망이 멈춘다면 국가행정 및 산업활동의 마비로 피해와 혼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과거에는 해킹이 자신의 실력과시나 단순 장난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국가기밀 정보를 유출하고 은행 예치금을 빼돌리는 등 심각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방부나 각 군 전산망이 테러로 인해 파괴된다면 적군의 동향 등 정보 파악, 신속한 작전·전달이 불가능해지는 등 국가안보의 심각한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는 사이버 전문 인력 양성과 테러에 대한 대응 능력 등 ‘사이버 전력’이 국가의 중요한 군사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 등은 북한의 사이버 테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전산망을 우선적으로 마비 시킨 후, 물리적 침투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군은 사이버 테러에 대한 보안망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 지속적인 훈련을 통한 대응 능력 향상 등을 꾀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테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들만 보여줘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보안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사이버테러를 당했을 경우 이것이 북한의 소행인지 아닌지 밝히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테러의 주동자가 누군지 밝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왜 당했는지 등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정보와 통신 교류가 빨라지고 있지만 악성코드 등 개인과 기관에 의도적으로 피해를 끼치기 위해 침입하는 프로그램의 확산속도도 더불어 위력을 더하고 있다.

해킹 방법 또한 갈수록 교묘하고 치밀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사이버보안 관련 법제도 개선을 통해 사이버테러에 대한 국가차원의 종합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국가 주요기관의 사이버공격을 사전에 탐지하고, 사이버위기 발생 시 국가의 역량을 결집하여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사이버 보안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