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대차 뛰어넘는 ‘열정의 무대’
30년 세대차 뛰어넘는 ‘열정의 무대’
  • 김기원
  • 승인 2013.03.28 20: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대 연극 동아리 천마극단, 17년만에 선후배 합동공연

연극 ‘우리 읍내’ 이틀간 봉산문화회관
/news/photo/first/201303/img_93215_1.jpg"천마극단연습장면/news/photo/first/201303/img_93215_1.jpg"
영남대 연극 동아리 천마극단 단원들이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는 장면.
퇴근 무렵인 저녁 7시가 넘으면 수성경찰서 뒤편에 위치한 허름한 지하 건물에 의문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남녀들로 구성된 이들의 조합에 연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호기심으로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시끌벅적하고 부산한 움직임이 후끈 달아 오른 열기를 타고 올라온다. 공간의 출입문을 여는 순간 ‘아! 여기가 공연 연습실이구나’ 그제서야 감지하게 된다.

대구 연극계의 중추격인 연출가 김미정, 방송인으로 맹활약 중인 배우 류강국·극단 이송희레퍼토리의 대표 이송희씨 등 낯익은 얼굴들이 시야에 들어 오는 순간 이 의문의 사람들이 영남대학교 연극 동아리 ‘천마극다’의 선후배들이며, 연극 ‘우리 읍내(손턴 와일드 작)’ 공연을 위한 막바지 연습중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비로서 모든 의문은 풀린다.

70학번에서 2012학번까지 근 30여년의 세대차를 뛰어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천마극단’의 단원이었다는 한 기억을 떠올리며 하나가 되는 무대를 오는 29~30일 이틀간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연다.

이들이 뭉친 이유는 지난 1996년 천마극단 100회 기념 무대 이후 17년 만에 올리는 선·후배 합동공연을 위해서다.

연극 ‘우리 읍내’는 전세계 곳곳에서 매일 밤 공연되고 있는 명작이다. 특히 섬세한 연기력과 앙상블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폭 넓은 연령대와 풍부한 배우 풀을 자랑하는 천마극단의 선후배 공연작으로 제격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보여진다.

공연의 총 기획은 74학번의 맏형 이종우(건축과)씨가, 연출은 섬세하고 지적인 무대로 지역 연극계를 이끌고 있는 80학번 김미정씨가, 조연출은 12학번 이하미(국어국문학과) 씨가 맡았다. 특히 어렵기만 한 쟁쟁한 선배와 재학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자처한 막내 이하미씨의 역할이 돋보인다.

여기에 중견배우인 70학번 류강국(서양화가)씨와 79학번 이송희(조소과)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04학번 이현진(언론정보학과)·09학번 박슬기(시각커뮤니케이션학과)·12학번 황병윤(컴퓨터공학과)·조대흠(국어국문학과) 씨 등이 가세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우리 읍내’를 다시 번연 하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는 연출가 김미정씨는 “대구 연극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대학연극’의 역할이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 연극의 뿌리인 ‘대학연극’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태프진 역시 탄탄하게 포진해 있다. 72학번 김창곤 씨부터 83학번 이창연, 84학번 전광우(극단CT 대표), 85학번 최원준(파워포엠 대표), 93학번 서보영(무대의상업체 대표), 06학번 임홍택(전자과), 10학번 한나라(사학과) 등 폭넓은 세대의 막강한 합작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홍보를 맡은 06학번 황병화(국문과)씨는 “지금은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가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연극 활동에서부터 멀어져 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도 “하지만 선배들의 전통과 맥을 이으려는 후배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여전이 희망은 있다”고 밝혔다.

천마극단은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라는 기치아래, 1968년 대학 동아리가 아닌 대학 조직에 편제된 대학 극단으로 이근삼의 ‘욕망’을 시작으로 총 154회의 무대를 장식하며 대학연극사의 한 페이지를 써 온 저력의 극단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연극인으로 성장한 이송희·류강국 씨를 비롯해 뮤지컬 기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설도윤(설 앤 컴퍼니 대표), 한전기(극단 연인무대 대표), 최주환(극단 초이스씨어터 대표), 추민주(명랑 씨어터 수박 대표) 등은 천마극단이 배출한 발군의 인물들이다. 2~2만5천원. 예매1588-1555/문의(053)422-4113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