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 박용기 경사
<와이드인터뷰>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 박용기 경사
  • 최태욱
  • 승인 2009.05.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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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보면 자전거 매력 느낄 수 있어"
매일 50km 출퇴근...달라진 모습에 가족이 가장 좋아해
“오기로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는데 이젠 자전거 매력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50㎞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경찰관이 있다.

바로 자출족(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 애찬론자인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 박용기(42·사진) 경사. 박 경사가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은 사실 주상용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의 영향이 컸다.

직원들에게 자전거 이용을 적극 권장하며 주 청장이 먼저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을 본 지방청 교통안전계 직원 6명이 자출족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동시에 자전거를 장만한 6명의 직원들은 스스로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자전거로 출근하지 않을 경우 2천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1년이 지난 지금 제대로 된 자출족은 박 경사가 유일하다.

“6명이 먼저 2만원씩을 내고 자전거로 출근한 직원이 2천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우리 부서만의 벌금제도를 도입했어요. 다들 거리가 멀어서 3일만 지나면 제가 포기할거라고 수군거렸죠.”

박 경사는 지방청 소속 자출족 20여명 가운데서도 가장 먼 거리를 자전거로 출근한다. 흔히들 칠곡지구로 알고 있는 대구시 북구 동천동에서 대구경찰청까지의 거리는 어림잡아 25㎞.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왕복 50㎞를 자전거를 탄다. 교통사고 분석과 통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 경사는 다른 직원들 보다 출근 시간이 빠르다.

매일 아침 5시30분이면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다. 국우터널을 지나 침산교를 거쳐 신천을 따라 페달을 밟는다.

자출족이 된 박 경사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역시 아내와 3명의 자녀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술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났고 고유가 시대 경제적인 효과도 만만찮다.

그는 “자가용으로 출퇴근 할 때는 한 달에 30만 원 정도를 도로에 뿌리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자전거를 잘 구입한 것 같아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건강까지 더하면 엄청나게 큰 득을 보고 있는 셈이죠.”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금은 휴일에도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는 박 경사. 직업은 속일 수가 없는가 보다. 박 경사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17명이 자전거 사고로 숨지고 올해도 4명이 사망했어요.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이 시대. 자전거 전도사가 된 박 경사.

“자전거를 타고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것은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닙니다. 자출족이 아니더라도 가족들과 신천을 따라 달려보면 자전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자전거를 탄 대구경찰청 자전거 전도사의 얼굴이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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