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고모령’ 악극으로 부활
‘비 내리는 고모령’ 악극으로 부활
  • 황인옥
  • 승인 2013.05.06 12: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성아트피아 제작 31일부터 총 4회 공연

60,70년대 격량 속 헤쳐가는 청춘들 사랑과 좌절 그려

‘돌아온 김상사’ 등 추억의 가요…부모 세대 향수 자극
/news/photo/first/201305/img_96787_1.jpg"비내리는고모령공연모습/news/photo/first/201305/img_96787_1.jpg"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 공연 모습.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 설 때에/부엉새도 울었다오/나도 울었소.” 1948년 고(故) 현인이 불러 국민가요가 된 ‘비 내리는 고모령’의 도입부 가사를 옮겨적은 것이다.

고모령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당하는 자식과 자식이 명분 없이 사지로 끌려가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했던 나라 잃은 힘없는 부모가 기약 없이 이별하던 고모역이 있는 장소다.

가요 ‘비 내리는 고모령’은 한 많았던 고모령과 고모역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 것이다. 한 많은 이별의 장소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의 소재로 주목받았던 고모령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비 내리는 고모령’ 악극으로 수성아트피아 자체 제작

지역의 역사가 서려있는 고모령이 반세기만에 다시 한번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수성아트피아에 의해 부활을 시도한다. 수성아트피아가 ‘비 내리는 고모령’을 악극으로 자체 제작하기로 하고 지난 3일 제작발표회를 가진 것. 이날 제작발표회는 트라이아웃 형식으로 극의 하이라이트만 모아 기자들에게 선보인 자리었다.

악극의 배경은 고모령의 한 많은 역사가 서려있는 일제강점기 대신 1960,70년대 근대화 시기 산업화의 격랑 속을 헤쳐가는 슬픈 가족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고모령 인근 마을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동영과 연홍 남매다. 집안의 기둥이자 희망이었던 동영은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대학까지 졸업하고 직장을 찾아 서울로 상경하고, 오빠의 뒷바라지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연홍이 출세의 꿈을 안고 오빠와 함께 상경하지만, 사창가까지 흘러들어가 남매가 살인사건에 휘말린다는 줄거리다.

동영과 연홍은 오빠와 여동생이 범인인줄 오해하고 서로 자신이 범인이라며 경찰에 잡혀가고 어머니는 그 충격에 쓰러진다. 결국 진범의 출현으로 남매는 무죄로 풀려나지만 고향을 찾은 그들을 반기는 것은 어머니의 싸늘한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극은 끝이 난다.

1960,7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악극인 만큼 ‘비 내리는 고모령’, ‘빨간 구두 아가씨’, ‘동백 아가씨’,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럭키 서울’등 1960,70년대의 산업화 시대의 주역이었던 부모님 세대의 추억을 되살리는 가요들이 추억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적극 활용된다.

◇지역 최고의 제작진과 지역의 다양한 배우들이 뭉쳐

대본과 음악은 지역을 대표하는 극작가인 안희철과 음악감독인 윤정인, 그리고 연출은 서울연극제 연출상에 빛나는 남미정 등 지역 최고의 제작진이 뭉쳤다.

최고의 제작진 못지않게 배우도 지역의 젊은 2·30대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부모 세대가 청춘이던 시절인 격동의 1960,70년대 청춘들의 꿈과 희망, 사랑과 좌절을 연기한다. 주요 출연진은 이지영, 김동훈, 이원희, 정태경, 배한나, 정성태, 정유진 등이다. 이들이 대구 동성로를 누비는 젊은이들의 발랄한 풍경과 서울로 상경해 좌절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 산업화 시기의 청춘들의 모습을 에너지 넘치는 뮤지컬로 그려낸다.

이번 작품에는 젊은 프로 배우들과 함께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들이 가세, 작품의 색과 맛을 더한다. 1970년대 극단 산하, 광장에서 활약한 남선화, KBS 공채 탤런트 13기 출신의 김재준, 태권V, 은하철도 999, 뽀뽀뽀, 모여라 꿈동산 등에서 다양한 목소릴 연기를 펼쳐온 EBS성우인 이은영 등 왕년의 배우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무대에 서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들 외에도 막간 연기로 맛깔나는 연기를 보여줄 배우들은 또 있다.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웰다잉해너미연극단에서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는 김성호,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교실과정을 수료한 아코디언 연주가 장기인, 오십대 후반의 류연철 등이 주인공들이다. 또 수성아트피아가 2012년 가족뮤지컬로 제작한 ‘엄마들의 수다’로 첫 무대경험을 했던 이주연, 이정옥, 장희라 등 아줌마부대들도 동네사람들, 서울역 인파, 술집 여인들로 분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수성아트피아 최현묵 관장은 “이 악극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발굴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3년간 지속적인 수정, 보완을 거치고, 2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버전도 함께 제작해 지역 축제와 경로당 등을 찾아가는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수성 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총 4회 열린다. 2~5만원.

황인옥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