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잠재력 끌어 낼 대구·경북 스타일 찾자”
“우리의 잠재력 끌어 낼 대구·경북 스타일 찾자”
  • 승인 2013.05.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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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이 창 용 상임대표
지역 인재 이탈로 위기감 느낀 인사들 모여 결성
의사결정권·재정권 등 지방 정부로 이양이 목표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이창용상임대표
이창용 상임대표는 “지방분권의 염원을 담은 ‘국토종단 문화트레킹’을 진행 3년간 688km를 종단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중앙과 지방의 극심한 불균형과 이로 인한 지역 인재 및 자원 유출, 지방정부의 수도권 종속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심각한 지역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이창용 상임대표다. 그를 만나 지방분권 운동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를 소개하자면

△지방분권대경본부는 11년 전인 지난 2002년 4월에 창립했습니다. 당시 대구경북지역에는 심각한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해 주민들과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이탈 현상이 심각한 지역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었죠. 위기감을 느낀 지역 각계 인사들이 모여 해결 방안을 모색했고, 그래서 나온 결론이 ‘지방분권’ 개혁, 즉 주민들이 직접 결정권을 가지고 자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에 지방분권운동본부를 결성, 주민들이 중심이 되는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지역 스스로 결정해 지역발전 이뤄내는 지방분권이라야

-지방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근대 국가 성립 이후, 우리는 한 번도 중앙집권적인 국가제도 하에서 벗어나 본적이 없어요. 현재 지방의 중앙에 대한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죠. 지방의회는 정당과 국회 등 중앙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지방정부도 열악한 재정 탓에 매칭·공모사업 등으로 중앙으로부터 국가보조금을 지급 받아야지 사업 추진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중앙의 영향력이 막대하니 지역 핵심사업들이 지역민들의 이해와 요구가 아닌, 중앙정부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이에요. 지방분권이란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치우쳐 있는 중앙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의사결정권, 재정권을 지방 정부로 이양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끌어 낼 수 있는 ‘대구경북 스타일’을 찾아보자는 말입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두 개념에 대해 일반 시민들은 물론 사회 인사들이나 언론인들도 구분하기 힘들어 합니다. 두 개념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한다면

△둘 다 이루고자 하는 바가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주도권이 중앙에 있는지 지방에 있는지에 따라 두 개념은 명확히 갈리죠. 지역균형발전은 중앙이 주도해 소외된 지방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고, 지방분권은 지방에 결정권을 넘기고, 지역민 스스로 결정해서 지역발전을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지역 간 불균형,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극심한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여기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부의 시혜적 정책에 따라 지역 간 갈등이 조장된다는 딜레마에 처하게 돼요. ‘신공항 추진’을 둘러싸고 영남권 지역들이 갈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지요.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그것에 공감하는 지방정부들이 모여 이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러한 지역의 숙원 사업을 중앙 정부가 아닌, 지역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지방분권입니다. 현재 8대2인 중앙과 지방 간 재정 비율을 5대5 정도로 만들고 지방정부에 자기결정권을 넘기면 이러한 일을 지방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지죠. 물론 지방분권을 강조하면 지역 간 경제력 격차가 발생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분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정권을 지방에 이양해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지방 간 격차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뤄낸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방분권특별법본회의상정보류요구
지난 6일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등 전국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운동 단체 대표들이 ‘지방분권특별법 본회의 상정 보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정론관에서 열었다.


◇지방분권? 우려할 필요 없다

-우리 사회는 중앙집권적 통제에 길들여져 있다. 이 때문에 지방에 권력을 이양하는 지방분권 개혁이 이뤄지면 사회가 혼란스러워 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것은 ‘통제·경쟁’ 패러다임이었습니다.

이 패러다임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곳이 자살과 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지요. 통제와 경쟁 위주로 운영돼 온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교사도 학생도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통제하려 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이 아직까지 사회 전 분야에 팽배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자율과 협력’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해요.

앞서 지적처럼 지역에게 권력이 넘어간다면 다양한 이해관계 및 갈등 표출 등으로 사회가 극심히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긴해요. 하지만 이는 큰 틀에서 보면 기우에 불과하죠. 권력이 초집중 돼 있는 상황이 오히려 사회갈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어요. 지방분권은 사회갈등을 해결해가는 것이지만 중앙집권은 사회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갈등이 꼭꼭 숨겨진 사회가 아니라 그것을 다 드러내서 논의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거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천천히 가지만 모든 사람의 생각을 모아 갈 수 있는 세상. 이러한 사회가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다가선 사회라고 생각해요.

-박근혜 정부의 지방분권 혁신에 대한 의지를 평가하자면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지방분권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대통령 스스로 명확하게 밝힌 적이 없어 그 의중을 분명히 알 수 없어요. 다만, 최근 안전행정부가 논란이 많은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안(지방분권 추진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나, 인수위·정부부처 장관·청와대 인사 등에 지방분권 전문 인사들의 인선이 전혀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대통령이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건 사실이죠. 대통령과 정부 핵심인사들이 이에 대한 맥락을 이해 못하고 의지조차 없다면 지방분권 혁신이 더 늦춰지고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어요.

-그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해 현재 펼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우선 앞서 얘기한 안전행정부의 지방분권법안 통과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해요. 이 법은 지방분권을 분권단체나 지역 인사들이 아닌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권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각계 인사들과 면밀히 논의하고 공론화하는 과정도 없었어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중앙정부 주도의 시군구 통·폐합 추진, 지방분권에 의지가 없고 냉소적인 정부관료 위주의 자문기구 결성 등 오히려 지방분권에 반하는 법안 내용도 심각한 문제성을 안고 있습니다.

이에 지방분권 대경본부 등을 포함한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은 이 법안에서 중앙집권적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지방분권 개혁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와 더불어 정당공천제도 폐지 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지방분권문화트레킹
지방분권 실현과 지방분권 개헌 추진을 위한 ‘지방분권 국토종단 문화트레킹’이 지난 4월 부산을 시작으로 3년 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지역사회 발전 위해 함께하는 지역 청년들 많아야

-정당공천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여·야당과 보수·진보 세력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당주의를 기초로 하는 나라에서 공천제는 필요하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당원이 아닌 국회의원들이 지역 기초의원의 공천을 좌지우지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후보 선정과정에서 지역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왜곡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정당공천제 폐지를 통해 ‘밀실공천’, ‘금품상납’ 등 팽배해 있는 매관, 부패 행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다양한 세대와 계층,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로 참신한 신인들도 발굴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공천제도가 폐지되면 지방 토호 세력들이 기초 의회를 장악할 것이라는 등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도가 정착되면 앞서 말한 장점들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궈서야’ 안 되지 않겠어요?

-지방분권운동본부를 이끌면서 아쉬운 점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시민단체라는 특성상 재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또 지역민들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지방분권하면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분권운동본부는 지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강연과 행사 등을 준비 중입니다. 특히 지방분권의 염원을 담은 ‘국토종단 문화트레킹’을 지난달 13일 부산 오륙도를 시작으로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울산~경주~포항 등을 거쳐 강원도 강릉~양양~속초~고성 통일전망대까지 3년간 688km를 종단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지방분권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합니다. 지방분권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꿈이라면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이 이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세대 아니겠나요? 더 좋은 직장을 찾아 수도권 직장이나, 대학으로 떠나는 젊은 인재들을 보면 많이 안타까와요. 지역사회가 지금은 ‘레드오션’으로 보이지만 머지않아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하는 지역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현재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상임실행위원장이다. 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또 균형발전지방분권전국연대 공동의장, 대구시지방분권협의회 제도개선분과위원장, 경북도지방분권협의회 간사, 대구경북학회 대외협력위원장,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운영위원, 대구YMCA 시민환경위원장, 나무심는사람들 준비위원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전 대구사회연구소 부소장이었으며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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