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일베’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 승인 2013.05.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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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성 규 <사회부>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의 도넘은 일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특정세력(개혁·진보)과 인물(고 김대중·노무현), 지역(광주, 전라도)에 대한 증오심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인신 공격성 발언과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그래서 일베는 자·타칭 ‘21세기 서북청년단’, ‘우파들의 놀이터’로 불린다.

이들은 이러한 언행으로 지난 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국내 최대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광주 출신 걸그룹 멤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임윤택씨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인격모독성 사진과 글을 게시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근에는 국가적 공인과 사회적 합의를 이룬 ‘광주 5.18’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 비하하고 조롱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역에서도 ‘소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 4일 일베 사이트에 ‘[죄수번호1067]진성좌빨 황순규 보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 통합진보당 대구시당 황순규 위원장(대구 동구의원)의 실명은 물론 트위터 내용,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신상이 무차별하게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제 해커집단 어노니머스(Anonymous)가 지난 달 2일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공개한 1만여 명의 회원 명단 중 황 위원장의 아이디와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이를 한 일베회원이 황 위원장으로 착각해 그의 신상을 커뮤니티에 여과 없이 올린 것이다.

황 위원장은 “아이디가 비슷하다고 기본적인 확인절차도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했다”며 이 회원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19일에는 일베 회원이자 외주업체 직원인 N(21)씨가 대구 북구 국우동 홈플러스 칠곡점 내 진열된 TV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을 노출하고, ‘인증샷’을 찍어 일베 게시판에 올린 사건도 있었다. 20일 경북지역의 다른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엽기적인’ 사건들이 잇따르자 그들을 ‘일베충’이라 부르며 적대시하고, 일베 커뮤니티를 ‘유해 사이트’로 지정해 폐쇄시키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배척하고 반대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지인들 중 소위 ‘일베충’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떠난 현실에 있는 그들은 누구보다 착하고 예의바르며 상식적인 사람들이다.

일베 사이트에서 직접 본 그들은 오히려 많이 ‘외로워’ 보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는 고민거리에 대해 회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자신의 관심사와 흥밋거리를 공유하며 회원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유대감으로 자신들만의 ‘집단성’을 형성·확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그들을 ‘벌레’나 ‘괴물’로 만드는 것은 이 사회가 아닐까. 그들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공론의 장’ 마련 등 방안을 모색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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