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예산 지자체 부담 ‘제살깎기’우려
기금·예산 지자체 부담 ‘제살깎기’우려
  • 김무진
  • 승인 2013.05.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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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꼭 필요한가> (上)기초단체마다 설립 붐

전문성 갖춘 인력 확보 어려워…지속적 문화정책 추진 의문

대부분 자치단체장이 이사장…재단 독립성·자율성 논란도
최근 대구 동구가 7월 출범을 목표로 문화재단 설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중구도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도심재생문화재단’을 ‘문화재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안을 검토 및 추진하다 공무원노조 등의 반발에 부딪혀 잠정 보류하는 등 대구지역 지자체들의 문화재단 설립 붐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수성구와 달성군도 2010년과 2011년 각각 문화재단을 설립, 운영을 통해 지역문화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등 문화재단 전성시대를 방불케 한다. 일각에서는 문화재단 설립의 당위성 미흡 및 예산낭비, 코드 인사 등을 우려해 이를 짚어본다. < 편집자주>

최근 대구지역 지자체들의 문화재단 설립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역의 문화재단은 지난 1997년 ‘경기문화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매년 늘어나기 시작, 현재 광역 및 기초 지자체에서 출연한 전국의 문화재단은 2012년 3월 기준으로 45개(광역 12개·기초 33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들의 문화재단 설립 붐에 힘입어 대구지역에서도 수성구가 2010년 7월 (재)수성문화재단, 달성군은 이듬해인 2011년 7월 (재)달성문화재단을 각각 출범, 운영 중이다.

최근 동구도 구비 10억원을 출연, 총 100억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오는 7월 출범 계획을 세워두고 현재 문화재단 설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구의 경우 기존의 중구지역 도심재생과 문화예술 진흥 목적으로 지난 2008년 8월 설립한 도심재생문화재단을 봉산문화회관과 영어도서관 등을 수탁 관리하는 문화재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안을 추진해오다 공무원노조 등의 반대 및 조직개편 문제 등으로 이를 잠시 보류했다.

이 같은 각 지자체들이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 및 활동 지원 목적으로 문화재단 설립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각 지역 문화재단은 조성 기금뿐만 아니라 해당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 예산낭비 및 공공성 등을 우려하며 굳이 재단 설립이 필요한가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의 문화재단 설립 필요예산이 30억원인데 경제규모를 넘는 수준으로 무리하게 예산을 반영할 경우 예산확보가 원활하지 못해 본래 문화재단 설립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폐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재단에 속한 인력의 전문성 미비, 장기적·지속적 지역문화 정책 추진 미흡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문화재단의 이사장은 통상적으로 각 지자체 장이 맡고, 대부분의 예산을 지자체에서 지원함에 따라 해당 지자체 장이 재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 전국 각 지자체 문화재단의 현주소다. 또 문화재단의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영역에 지역 축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 장의 얼굴 알리기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재단 이사회는 재원 조성 및 의사 결정 부분에서 단순한 기금 분배의 역할이 아닌 시설, 공간, 인력, 자본 등을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능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 지역 문화재단 이사회 임원 구성을 보면 지자체장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 또는 구색 맞추기 식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지역 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지자체 장들이 포퓰리즘에 영합해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성급하게 문화재단을 만드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며 “지역민들에게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 마련 등을 통한 다양한 실질적인 문화예술 진흥 및 문화복지 증진을 위한 구체적 계획 수립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채한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달성문화재단 역시 처음에는 많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2년여 기간 동안 운영 결과 주민들을 위한 문화향유 기회 확대 등에 따라 현재는 호응을 얻고 있다”며 “충분히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음에 따라 앞으로 부족한 점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보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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