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의 이별
당분간의 이별
  • 승인 2013.05.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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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시인

‘군사우편이다’

떨리는 손으로 집어본 흙신발 가슴에 안아보고

냄새나는 아들 옷에 코를 한번 묻어본다.

어리광이 길더니 사춘기도 혹독하게 거쳐

공부에 공부의 극기 훈련도 지났는데

드디어 만난 쏴아한 가슴 당분간의 이별

훈련소 일주일이 그리도 길더니

젖내 나는 빡빡머리 어설픈 첫 사진

매일 보고 또 보고 눈알이 아파

총 메고 철모 쓴 두 번째 사진

단체사진 한 장에 목숨 걸고 찾는 얼굴

네 아들 내 아들 없이

어찌 이리 들 잘 생겼는지

짙은 색 군복, 무거운 철모

늠름하고 씩씩한 모습을 앞서

아린 가슴 눈물이 먼저 달려오다가

세상이 좋아져 컴퓨터로 건너온 만남.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아름다운 청춘 넘치는 기운들

하나 둘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저 곳에다 꺼억꺼억 눌러 둘꼬.

▷▶신영주 경북 성주 차동골 출생.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에 터 잡음. 성주문학회원. 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지도사.

<해설> 아들을 군에 보내 본 사람은 안다. 지나가는 군인들의 모습만 보아도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게 된다는 것을, 시대가 많이 좋아져 인터넷을 통하여 편지를 쓰기도 하고 하루하루의 훈련소식을 접할 수 있다 하여도 그리움 가득한 부모의 마음을 어찌 표현 할 수 있을까, 남과 북 이라는 분단의 아픔 속에서 한창 꽃을 피워야 하는 20세의 젊은 우리아이들의 청춘을 언제까지 군인 이라는 이유로 묶어두어야만 한단 말인가? 서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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