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접질렸다.
멀쩡히 길 잘 걸어가다가
왜 갑자기 시큰해졌는지,
어떤 순간의 찰나에
몸이 이렇게라도 밀치며, 흔들어 대며
말하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돌이켜보니 아침부터 발목 뻐근했다
몸이 최초로 보내온 신호를 무시하고
급하게 오르며, 내리며, 뛰어다니며
전혀 돌보지 않는 사이
고스란히 삶의 무게 떠안고 살았던
몸이, 결국 앓아누웠다.
이것에도 입이 있었던 걸까,
가끔은 침묵하다가
또 어느 순간 참을 만큼 또 참았다가
도저히 그냥 보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될 때
그러지 마라, 그러면 안 된다
손사레를 치며 호통치고 싶었던 것일까.
온종일 절룩거리며 다닌 하루
마음마저 따라 절룩거렸다
여태껏 아파본 적 없어 몰랐던
복사뼈 부어오른 상처를 어루만지며
아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달래어본다.
▷▶조진옥 경북 성주 출생. 시낭송가. 동화구연가. 독서논술지도사. ‘성주문학’ 편집위원.
<해설> 이 몸뚱이 갑자기 미안해지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나도 이제 입은 닫고, 몸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해야겠다. 김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