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째 수송 봉사활동, 보훈가족 태우며 위로
“충혼탑으로 가시나요?”라고 물어보는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택시 정원 4명을 채운 택시는 충혼탑으로 달려갔다. 승객들에게 요금은 받지 않는 무료 봉사다.
국가유공자 신경태(66·수성구 시지동)씨는 “6·25전쟁으로 인해 아버지와 삼촌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참석하지만 이렇게 무료로 택시를 태워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 개인택시 훈우회는 현충일을 맞아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지하철 현충로역에서 충혼탑까지 보훈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로 수송하는 봉사를 실시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대구 훈우회는 현재 국가유공자와 유공자 가족들로 구성된 50명 회원으로 이런 뜻깊은 봉사를 시작한 지는 28년째다.
평균 택시기사 연령대는 60~70대로 어떠한 날보다 열정적으로 두 발 벗고 나서고 있어, 올해 행사에도 택시 35대가 참여했다.
밤새 일을 하고도 봉사를 위해 나온 훈우회 오선옥(여·61)회원은 “택시를 타면서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고 고마워해서 뿌듯하다. 하지만 요즘 현충일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금동호(61·수성구 시지동) 회원은 “매년 실시하는 봉사지만 너무 보람찬 일이다. 사람들 태우러 왔다갔다 하면서 여러 사람 이야기 들으며 호국선열의 넋을 한번 더 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충로역에서 충혼탑까지 1~2km의 짧은 거리에도 호국선열은 함께하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택시를 탄 원재득(66·수성구 황금동)씨는 “이 곳에 오면 항상 눈물이 난다. 그 당시에는 나라를 위해서 총알, 폭탄에 맞고, 안 겪어보면 모르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보훈 가족들은 서로 택시 안에서도 따뜻한 위로를 주고받았다.
함께 탑승한 한종속(여·74·달서구 대곡동)씨는 “이런 분들이 없었으면, 우리는 있을 수도 없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대구 훈우회 이상윤(68) 회장은 “국가에서 혜택을 받고 있는 회원들은 사회에 환원하자는 의미에서 이런 작은 봉사를 매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