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이다벽 타고 올라가자금고는 라일락 우듬지에 감춰 두었을 거야꽃은 건드리면 안 돼!향기는 사이렌 소리처럼 따라오니까
한평생 농사밖에 모르시던 어머니세상 기억 다 지워버리고도볕 좋은 날씨 뿌리는 건 잊지 않으셨나 보다
아랫목 구들장이 따뜻했었다군고구마 냄새도 구수했었다달빛은 부러움에 문밖을 서성거렸고밤이 이슥해지도록이야기는 수런수런 돌담을 넘었었다
간밤에 적어 두신 편지를 읽네.얼마나 먼 길을 달려왔는지또 얼마나 망설이다 돌아갔는지말 없는 그대의 속내를 보네.
영화 ‘기생충’에선가난이 아래로 흘렀고‘조커’에선위로 올라갔다나는 중간에서 동동거렸다
한때는 사람들의 친척이었지이제는 바람의 활로뼈만 연주해도 몇 악장은 될 거야그런데…… 뭐지?내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
또 협상이 결렬되었군요허공을 후려치던 현수막악착같이 매달리는 말꼬리싹둑싹둑, 혀를 잘라내자말문 닫고 침묵시위 중인가요
다 건너고 나서야 안다 내가 지나온 길이당신의 등뼈였음을 밟을 때마다물소리가 났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