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 문제' 싸고 김범일 시장-김충환 시의원 설전
'먹는물 문제' 싸고 김범일 시장-김충환 시의원 설전
  • 최연청
  • 승인 2009.05.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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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시장 "물행정 뇌사라니...용어선택 잘합시다"
金의원 "시민들 입장보다 공직자 대변하시나요"
‘좋은 약은 입엔 쓰지만 병을 다스릴 수 있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함에는 이롭다(良藥 苦口 利於病 忠言 逆耳 利於行)’는 이치를 대구시장은 몰랐던 걸까.

12일 제17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한창 시정질문을 벌이고 있는 12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

김범일 대구시장
지난 1월 낙동강 수계에서 1,4-다이옥산이 검출되면서 계속된 대구지역의 ‘먹는 물’ 문제를 놓고 답변에 나선 김범일 대구시장과 질문을 한 김충환 대구시의원이 한바탕 설전을 펼쳤다.

“근본적으로 용어의 선택이라든지, 조금 우리가 조심해서 합시다”(대구시장)

“아니, 하나의 용어로 전체적인 정책을 자꾸 손으로 하늘을 가리시려고”(김의원)

“대구시 물행정은 뇌사 상태다. 그러면 뇌사상태가 뭡니까. 생각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 아닙니까? 그 다음에, 중앙정부만 쳐다보고 우리 스스로는 손을 놓고, 지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대구시장)

김충환 대구시의원
“오늘 시장님의 답변은 행정을 책임지는 선출직 단체장으로서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공직에 계신 것 때문에 지나치게 우리 시민들 입장보다는 시 집행부 공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아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김 의원)

“시의회의 입장을 오해하는 건 절대 아니고, 좀 용어선택 같은 것을 너무 좀 자극적인 이런것은 좀 피합시다”(대구시장)

“그런것들은 저희(대구시의회)들이 책임질 문제입니다. 시장님께서 용어선택이나 시정질문의 선택을 이렇게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시라고 봅니다”(김 의원)

집행부의 수장인 시장과 시의원 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이날 벌어진 시정질문 현장의 난타전은 물 행정에 대해 넉달 동안 네차례에 걸쳐 맹공을 쏟아부은 김 충환 의원에 의해 시작됐다.

김 의원은 “수차례 시정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의 물 행정이 심각한 뇌사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시는 중앙정부만 쳐다보면서 물 행정 혁신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시는 2006년 낙동강에서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될 당시 시의회의 취수원 이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올 초 다이옥산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취수원을 이전하겠다며 중앙정부로부터 관련 용역비 25억원을 확보했다”며 “시민을 위해 스스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모습이 한심하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 지역이 먹는 물을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고 인근에는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늘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취수원 이전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용역비를 확보한 것은 대구의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시장은 또 “애초 낙동강에서 페놀 문제가 터졌을 때부터 근본적인 물 대책을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부터 향후 50년간은 대구에서 먹는 물 문제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며 “시민들께서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절수 등에 협조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김 시장은 ‘뇌사상태’ 등 격한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의회가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김 의원은 시의회가 물 수요자의 입장에 서서 견제하고 감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서면서 한동안 팽팽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페놀 사태부터 퍼클로레이트 검출, 잇달아 터진 다이옥산 파동에 취수원 이전, 최근엔 가뭄까지 겹쳐 대구시민들은 물 문제에 극도로 민감해져 있는 와중이다. 이런 가운데 매번 문제점을 지적해도 제대로 고치지 못하거나 임기응변 식 대응만 해오고 있는 시 집행부에 주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 의원이 날선 질문을 던진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본질은 수돗물 정책에 대한 불신을 시가 제대로 덮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물론 대구시도 최근 100년 대계를 위해 취수원 이전을 전방위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시정질문을 인터넷 등으로 지켜 본 시민들은 집행부든, 의회든 대구 물문제의 원천적 해결에 의미가 있는만큼 이번 일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건강한 토론으로 승화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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