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엄마…27개월 딸 숨지게 방치
잔혹한 엄마…27개월 딸 숨지게 방치
  • 김무진
  • 승인 2013.06.17 17: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지향이 사건’ 진실 드러나…5명 사법처리
생후 27개월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숨지면서 방송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일명 ‘지향(가명)이 사건’의 사망 원인은 ‘친모의 방치’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7일 27개월 된 딸 J(여·3)양을 원룸에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친모 P(여·25)씨를 구속하고 동거남 K(23)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J양의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의사 Y(65)씨를 비롯해 지향이의 사망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의사 P(32)씨 및 해당 의료법인 등 4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P씨는 지난 2월 24일과 3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계단과 욕실에서 각각 넘어져 머리를 다친 J양이 탁구공 크기 만한 부종 2∼3개가 생기면서 잘 먹지 못하고 구토를 하거나 뇌진탕 증세로 잠만 자는 증세를 보였음에도 이를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P씨는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8일까지 J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기저귀만 채운 뒤 하루 종일 방에서 혼자 지내게 하는 등 학대를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로 인해 J양은 지난 3월 18일 오후 9시 39분께 눈동자가 풀리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대구 중구 K대학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이틀뒤인 20일 오후 9시 56분께 좌측뇌경막하출혈사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P씨는 부득이하게 남편이 다른 도시에서 일을 하게 돼 떨어져 지내고 있던 중 우연히 알게 된 K(23)씨와 눈이 맞았으며 시댁으로부터 J양의 부양 등의 이유를 들어 원룸 보증금 등 250여만원을 받아 지난해 4월부터 K씨와 동거를 시작한 뒤 연락을 끊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P씨는 J양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계단과 욕실에서 넘어져 뇌출혈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근무하는 어린이집으로 태연히 출근한 것은 물론 동거남 K씨 및 친구들과 심야영화를 보거나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등 인면수심의 행동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숨진 J양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K대학 병원 의사 P(32)씨가 사망 확인 후 진단서 작성 시 사망 원인을 ‘급성외인성 뇌출혈’, 사망 종류를 ‘외인사’라고 변사로 의심한 상황에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은 점과 해당 병원이 의사 P씨에 대한 지휘 감독을 게을리한 점을 밝혀냈다. 아울러 검안의사 Y(65)씨는 K대학 병원이 1차로 발행한 J양의 진단서 사망 원인이 급성외인성 뇌출혈로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도 시신 검안을 하지 않은 채 사망원인 란에 뇌출혈, 사망 종류란에 병사로 기재하는 등 허위로 사망진단서를 발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장의차량 운전사 K(47)씨는 검안의 Y씨가 발부한 사망진단서가 허위로 작성된 점을 알면서도 이를 경북의 한 화장장에 제출하면서 화장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변사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J양의 시체가 화장됨에 따라 부검 등을 통해 사인을 가릴 수 없어서 수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피해자의 수술 전 촬영된 머리부분 CT 및 시체 사진, 진료기록부 등을 근거로 법의학 전문의 등으로부터 소견을 받는 등 3개월간에 걸친 수사 끝에 피의자들을 모두 붙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