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행복을 굽고… 달콤한 희망에 안기다
고소한 행복을 굽고… 달콤한 희망에 안기다
  • 김주오
  • 승인 2013.06.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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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자체 ‘더불어 살기’ 미담 2題
수성구, 장애인 일자리 창출 제과제빵 사업장 /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숲/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 개관
장애인.비장애인 함께 작업

/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장애인이만든빵/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
김준년 기능장이 제빵사와 함께 장애인 직원들에게 빵포장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빵을 포장하고 있다. 수성구청 제공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이 있는 대구 수성구 고모동에 있는 ‘숲’.

20일 오전 11시께, 국산 쌀로 만드는 쿠키와 빵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장인 ‘숲’은 입구부터 고소한 빵굽는 냄새로 가득했다.

2층 제과제빵 제조실에는 위생모자와 앞치마, 마스크를 쓴 20여명의 직원들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분주히 작업하고 있었다.

제조실은 주방업무·개량 및 반죽·빵포장·박스포장 등으로 구역이 나눠져 있었다. 구역마다 3∼4명의 직원들이 모여 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 누가 장애인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업무를 알려주는 사람과 돕는 사람 정도의 차이만 보일 뿐이었지만 이 곳에는 10여명의 장애인이 일반인과 함께 빵을 만들고 있다.

빵 포장 구역에서는 김준년 기능장과 제빵사, 장애인 직원 3명이 갓 구워낸 빵을 하나하나 정성껏 포장지에 넣고 있었다.

포장을 어려워하는 장애인 직원에게 김 기능장은 처음부터 반복해 다정하게 알려주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자폐장애 3급의 김동환(26·신암동)씨는 “‘숲’에서 일하는 것이 꿈만 같다”며 행복해 했다. 김씨는 “제과제빵학원에서 장애인 대상 기술을 배워 동네제과점에 취직을 했지만 청소등의 허드렛일만 하고 배운 기술을 쓸 기회는 전혀 없었다”면서 “그런데 이곳에서는 장애 정도에 따라 적절한 업무를 배정해 장애인들을 훈련시키고 자활의 의지를 키워주려해 매우 기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은 오븐을 만질 수 없지만 나중에는 혼자 빵 굽는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과는 반복적인 작업이 많고 비교적 위험성이 적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일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였다. 이를 통해 장애인 일자리 확대와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장애인 다수고용 사업장인 ‘숲’은 수성구청이 지난달 30일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개관했다.

사업장은 면적 1천343㎡(약406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작업장, 제과제빵 제조실, 재활상담실, 휴게실 등의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친환경 쌀로 쿠키와 빵 등을 생산하고 있다.

‘숲’의 운영을 맡고 있는 박종배 원장은 “장애인들을 채용할 때 처음에는 편견을 가졌다”며 “그러나 그들은 딱 두가지가 일반인과 달랐다. 하나는 일반인들보다 업무처리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기술보조가 필요하다는 점이었지만 지금은 착하고 순진해 자꾸 정이 간다”고 말했다.

‘숲’은 향후 사업장 확대에 따라 보다 많은 장애인들을 채용할 방침이다.

김주오기자 kim-yns@idaegu.co.kr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동구, 폐.공가 리모델링 /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행복둥지1호/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 입주
싱글맘 2세대 /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잘 살게요/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

/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행복둥지3/news/photo/first/201306/img_100997_1.jpg"
20일 새식구를 맞이한 대구 동구 서호동 제1호 행복둥지 입주를 기념하며 입주자들과 이재만 동구청장(가운데) 등이 시루떡을 자르고 있다. 동구청 제공
“‘곳간을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는 말’을 항상 가슴 속에 담고 살았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 주신 덕분에 좋은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음을 받아 앞으로 이웃들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대구 동구 서호동 ‘행복둥지’에 아들 3명과 함께 입주하게 된 조민정(가명·여·36)씨의 얼굴에는 기쁜 표정이 떠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입주하게 된 진연희(가명·여·44)씨도 감회가 새로운 듯, 눈물이 고인 채 “정말 감사하다. 이 고마운 마음을 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둥지’는 대구 동구청이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공동체운동 단체인 ‘헤비타트’와 함께 도심 속 흉뮬로 방치된 폐·공가를 리모델링 한 후 월세부담이 큰 저소득층에게 최소 3년 동안 무상 임대하는 사업이다.

서호동에 생긴 1호 둥지에는 남편과의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조씨와 진씨 가족 2세대, 총 6명의 식구가 입주했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폐가는 헤비타트 회원들과 대학생, 일반인 등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2개월 동안의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삶터로 재탄생했다.

봉사자들은 낡은 대문을 새로 도색하고, 어린 자녀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해 재래식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새로 만들었으며, 집안 곳곳에 갈라진 벽 등을 수리하고 깔끔한 벽지로 집안을 새로 도배하는 등 이 주택을 새집과 다름없는 곳으로 바꿔 놨다. 마당에는 다양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텃밭을 일궈 집 주변을 더욱 밝아 보이게 했다.

집안을 둘러본 진 씨와 조 씨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깃든 이곳에서 살 수 있다니 정말 큰 영광”이라며 “아이들도 집을 보고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이재만 동구청장, 헤비타트 대구경북지회 김성수 이사장,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입주식에서는 행복둥지 현판식과 열쇠전달, 집들이 선물 전달식 등 행사를 진행하며 입주하게 된 가족들을 축하하고, 이곳이 이들의 자립을 위한 토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이날 이재만 동구청장은 “생활난에 시달리는 많은 가족들이 수입 중 50%가 방세로 지출되는 등 자립을 하고 싶어도 도저히 자립할 수 없는 사회구조”라며 “이 행복둥지가 이들이 자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청은 서호동에 이어 신암동에 2, 3호 둥지를 7월말까지 조성하는 등 앞으로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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