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노래 빛났지만 무대는 빛 바래
연기·노래 빛났지만 무대는 빛 바래
  • 황인옥
  • 승인 2013.06.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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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프 개막작 ‘선피시’ 공연 마무리

보사노바·재즈·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심청전 정서와 잘 어울려

부녀간 사랑, 세계인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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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프 개막작 ‘선피시’ 공연 장면.
지난 23일 제7회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의 개막작인 ‘선피시(Sunfish)’가 기대와 관심 속에 공연이 마무리됐다. 소재, 음악,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호평을, 오페라하우스라는 화려하고 웅장한 대극장에 부합하지 않는 단출하고 소박한 무대장치에 대해서는 개막작의 격에 부족했다는 중평을 보였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며 ‘선피시’의 대본과 작곡에 참여한 김혜영(35)씨는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선피시’는 중극장용으로 제작됐고, 딤프 무대에서 대 극장용으로 개작됐지만 여건상 충분하지 못했다”면서도, “극이 추상적이고 창의적이기 때문에 예산과 여건이 허락되면 얼마든지 화려한 대극장용으로 버전업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음악과 배우들의 노래가 좋았다며 좋은 평들을 해 주셔서 의미 있는 무대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의 전래동화인 ‘심청전’이 미국에서 ‘선피시’라는 제목의 뮤지컬로 만들어진 데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김혜영의 역할이 컸다.

뉴욕대 예술대학원 재학시절 학과 동기생인 마이클 쿠퍼와 의기투합해 2004년 뮤지컬과 졸업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며 처음 시작됐다.

이후 ‘2012 BWW 보스턴 어워드’에서 공연 후 관람객의 투표로 수여하는 베스트뮤지컬 부분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으며 중극장 뮤지컬로 성장해왔다. 김혜영은 대본에 공동참여하고 작곡을 전담했다.

베일을 벗은 ‘선피시’는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눈먼 아버지가 젖동냥으로 키운 딸 아해가 아버지의 행복한 삶을 위해 쌀 300석에 뱃사람들의 재물로 바다에 던져지지만, 바다의 신의 도움으로 왕의 사랑하는 여인으로 새 삶을 찾고, 아버지와 재회하고 아버지가 광명을 찾는다는 스토리 구조는 심청전과 동일했다.

문제는 한국의 전래동화를 미국인, 더 나아가 세계인의 감성으로 녹여내는 게 관건.

김혜영은 ‘보편성’에서 심청전의 세계화 가능성을 찾은 듯 보였다. 그는 “배경이 되는 시대와 장소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로 설정해 지역과 시대적 한계를 벗고, 아해는 백인, 아버지는 흑인 등으로 인종적인 다양성도 추가했다.

또 뺑덕어멈의 사악함은 보강해 선과 악의 대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부녀간의 초자연적인 사랑이 주는 기적 등 세계인의 공통된 공감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우리 고전을 현대적인 보편성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선피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김혜영이 펼쳐놓은 음악에 있었다.

보사노바, 재즈, 팝 등 다양한 형식의 음악들은 심청전의 보편적 정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선보인 동화 같은 음악과 왈츠와 발라드를 넘나드는 아해와 아버지의 테마는 극의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절제되고 세련된 노래와 연기는 막힘없는 몰입을 이끌었고, 그림자극, 인형 등장, 연극적 놀이 방식을 가미한 윌 포머런츠의 연출력도 관객에게 재미와 신비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제7회 딤프의 개막작 ‘선피시’는 뮤지컬로서의 한국 전래동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미국인이 연기하고 연출한 새롭고 신선한 ‘심청전’을 경험하는 다양성 측면에서 의미를 더하며, 이후 펼쳐질 딤프의 공연작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며 막을 내렸다.

한편 초청작 10편과 창작지원작 5편, 대학생 뮤지컬 6편 등과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다양한 부대행사로 진행될 제7회 딤프는 내달 8일까지 열린다. (053)622-1945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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