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가정의 달을 보내며 …
<대구논단> 가정의 달을 보내며 …
  • 승인 2009.05.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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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학 안경광학과 교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지난 5일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어버이 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각종 기념일로 꽉 차있어 여기 저기 조금씩 챙겨야 하는 가장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달이기도 하다.

경제 불황으로 전 세계가 힘든 시기이지만 최근 카네이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부쩍 늘어났다고 하니 가족과 부모님, 그리고 스승님을 챙기는 마음만큼은 더욱 훈훈해진 것으로 믿고 싶다.
살아가면서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

학창시절 성적이 매우 뛰어났던 친구들 중 기대 이하의 현실을 살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음에 놀라고, 공부와는 담쌓았던 사고뭉치들이 오늘날 부와 명예는 물론 왕성한 활동과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또 놀란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있다.

“장차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게 되면 세 가지 사실에 놀랄 것이다. 첫째는 우리 생각에 꼭 올 줄 알았던 사람이 천국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절대로 올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버젓이 와 있다는 것! 셋째는 바로 자기 자신이 천국에 왔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사람의 판단이 얼마나 부정확한 지를 단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말이면서 또한 내가 어릴 때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을 수십 년이 지난 오늘 날 우연찮게 만나거나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떠올리게 된다.

나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대자연 속에서 한창 뛰어 놀 나이에 하교 후 또 다시 여러 학원을 전전긍긍하며 벽돌 속에 갇혀 있다 지친 모습으로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이 불쌍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머리만 크고 가슴은 조그마한 기형의 지식인으로 성장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경쟁에서 쳐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면 가정에서 만이라도 인성의 결함이 생기지 않도록 몇 곱절의 관심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 사용하는 언어, 또 우리 부모님이나 이웃, 내 자식을 맡아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태도 등 부모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생각과 행동, 태도 모두가 어찌 보면 더 소중하고 큰 교육이다.

내 자식에게 사랑의 매를 든 선생님을 찾아가 파워를 과시하거나 고발하는 부모에게 자식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예전에는 좋은 대학에 보내기만 하면 성공적인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실로 나타난 적도 있었지만 세월이 변한 오늘날 좋은 대학과 성공적인 인생 사이에 많은 괴리가 생겼다.

`대학 5학년 필수, 6학년 선택’이라는 말이 현실로 드러났고, 국공립대, 사립대 할 것 없이 대학 중 많게는 재학생의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현재 휴학 중이며, 4년제 대학은 물론 대학원 석·박사 학위까지 가지고도 원하는 분야에 취업이 어려워 다시 전문대학을 찾는 이른바 `학력 U턴 현상’ 까지 생겨났다. 이제 더 이상 좋은 간판이 풍요로운 인생을 보장해주는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어느 학교에 시험만 보면 다른 과목은 모두 낙제이면서 수학만큼은 언제나 만점을 받는 학생이 있었는데 퇴학여부를 두고 학교 측에서 골치가 아팠다. 그 때 선생님이 그 학생을 불러 “네 수학 점수는 정말 놀라워! 너는 천재야! 다른 과목도 포기하지 말고 수학처럼 열심히 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거야!” 라고 칭찬을 했다.

풀이 죽어 퇴학 날만 기다리던 그 학생은 선생님의 말에 감격해 열심히 하여 정말 천재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가 바로 아인슈타인이고, 그 선생님은 아인슈타인이 평생 은인으로 모셨던 헬츠라는 분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지만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은 더 큰 교육이다.

그래서 나는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며 스스로 다짐해 본다. 아이들과 가족들 그리고 은사님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하루나 한 달에 머물러서는 결코 안 되겠지만 5월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챙기며 더욱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어야겠다고…. 특히 다음세대를 짊어지고 나갈 우리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순수하고 해맑은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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