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괴물 같은 적응력 ‘빅리그 연착륙’
류현진, 괴물 같은 적응력 ‘빅리그 연착륙’
  • 승인 2013.07.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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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승·방어율 3.09로 전반기 마무리
투타서 힘 잃은 팀에 활력 불어넣어
체력 유지·시차 적응 후반기 과제
왜이리꼬이지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경기에서 5회에 안타를 맞은 뒤 상의로 얼굴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에 ‘베이브 류스’ 열풍을 일으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첫해 전반기를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로 마감했다.

2월 중순 스프링캠프부터 5개월 가까이 쉼 없이 달려온 왼손 투수 류현진의 전반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호적이다.

빅리그 신인답지 않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는 게 중론이다. 연착륙에 성공한 류현진이 후반기에 얼마나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물 설고 낯선 미국 땅에서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팀과 메이저리그 문화에 완벽하게 녹아든 류현진의 생존력과 적응력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흡연·체력 논란 실력으로 잠재운 류현진

스프링캠프 첫날 장거리 달리기에서 꼴찌를 한 류현진은 미국 언론이 제기한 흡연 논란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선발 등판일 사이 누구나 다 하는 불펜 투구도 하지 않는다고 밝혀 팀 관계자와 현지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했다.

대전구장에서 던지듯 똑같이 공을 던지겠다던 류현진의 ‘마이웨이’ 방식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현지 관계자들은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다친 우완 채드 빌링슬리(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를 대신해 팀의 2선발로 시즌을 맞이한 류현진은 연쇄 부상으로 투타에서 힘을 잃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단숨에 기둥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4월 3승, 5월 3승 등 두 달간 6승(2패)을 올리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더불어 원 투 펀치 노릇을 했다.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딘 신인이 다저스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하자 미국 언론은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8년 만에 방망이를 잡았음에도 놀라운 타격 실력을 뽐내며 그는 홈런의 제왕 베이브 루스와 자신의 영문 성(Ryu)을 섞은 ‘베이브 류스’라는 애칭도 얻었다.

◇연착륙 비결 = 최상위급 야구 IQ+남다른 적응력

메이저리그를 전문 해설하는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영민함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까지 야구 지능이 높을 줄 몰랐다”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본능적으로 빨리 흡수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8㎞ 정도”라고 소개한 뒤 “류현진의 평균 직구 구속이 146∼148㎞인데 이 정도 구속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재빨리 파악하고 정교한 제구로 승부를 건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표 에이스로 볼 배합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던 류현진은 힘 좋은 메이저리그 타자를 접한 뒤 살기 위해 변신을 시도했다.

주무기로 알려진 체인지업의 빈도를 줄이고 슬라이더, 커브로 필살기를 보완했다. 6월 5경기에 등판해 무승에 그치자 투구 자세에 미세한 변화를 준 것도 스스로 터득한 생존 비법이다. 삼진을 많이 잡던 패턴에서 벗어나 땅볼을 많이 유도해 긴 이닝을 던지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변화의 산물이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신인답지 않은 류현진의 완급 조절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차·체력·원정 징크스 극복 여부가 신인왕 변수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완 셸비 밀러와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놓고 경쟁 중이다.

밀러는 9승 6패, 평균자책점 2.92, 탈삼진 112개, 104⅔ 투구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116⅔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투구 이닝에서만 앞설 뿐 승수, 평균자책점, 탈삼진(93개)에서 밀러에게 모두 뒤진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구속과 제구에서 현저히 떨어진 모습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여 안타까움을 안겼다.

결국 닷새 만의 등판에 따른 꾸준한 체력 유지, 최대 3시간 이상 나는 미국 내 시차 적응, 홈(4승 1패, 평균자책점 1.90)과 원정(3승 2패, 평균자책점 4.42) 경기 간의 격차 극복에 따라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송 위원은 “류현진의 맞혀 잡는 식 투구 패턴에 각 구단이 대비책을 확실히 세울 것으로 본다”며 “다저스 타선이 살아난 이상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 후반기에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춘다면 개인과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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