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같은 고릴라, 야구선수 변신
사람 같은 고릴라, 야구선수 변신
  • 승인 2013.07.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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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미스터 고’
한국영화 최초 전체 3D 촬영
기술 수준 한 단계 끌어올려
미스터고2
스크린 위의 고릴라가 CG(컴퓨터그래픽)로 만들어진 ‘그림’이라는 걸 알면서도 보다 보면 어느새 빠져든다.

한국영화 최초로 CG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대를 모은 ‘미스터 고’는 컴퓨터 기술로 창조해낸 캐릭터를 살아 숨쉬는 존재로 믿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선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뭔가를 말하는 듯한 고릴라의 눈동자와 표정은 사람 같은 친구로 느끼게 한다. 이 고릴라가 결국 관객을 웃기고 가슴 찡하게 하는 주연배우로서의 연기를 제대로 해냈다.

전작 ‘미녀를 괴로워’, ‘국가대표’에서 보여줬던 김용화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도 여전하다. 주연배우 성동일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비롯해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조연 배우들의 감초 같은 연기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다만, 이야기 안에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절정에서 눈물을 쏙 빼놓곤 했던 드라마의 파고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느낌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룡파 서커스단의 고릴라 ‘링링’은 야구를 좋아하는 단장 밑에서 어릴 때부터 야구를 배워 서커스단의 명물이 됐다.

한때 잘나가던 서커스단은 단장의 무리한 투자로 서커스단이 재정 위기를 맞고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일어나 단장이 세상을 떠난 뒤 손녀인 웨이웨이(쉬자오 분)가 서커스단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다.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던 쉬자오 앞에 어느 날 한국 프로야구계의 최고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가 나타난다. 한국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설득하는 성충수의 말에 넘어가 쉬자오는 링링과 함께 한국으로 온다.

한국의 프로야구 구단들은 링링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두고 설왕설래하지만, 결국 성충수의 공작으로 링링은 두산에 입단하게 된다. 실전에 투입된 링링은 홈런을 쳐대며 상대 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한다. 팀은 승승장구하고 링링의 인기도 날로 높아진다.

하지만, 45세의 나이로 인간으로 따지면 환갑줄이나 마찬가지인 링링의 몸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동시에 중국 사채업자들의 협박도 날로 심해진다. 링링과 웨이웨이의 운명 앞에 큰 시련이 닥친다.

영화는 특히 한국영화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전체를 3D로 촬영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3D 영화들에 비해 어색하거나 피로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링링이 친 공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장면들에서는 순간적으로 공을 피해야 할 것처럼 움찔하게 할 정도다.

고릴라 얼굴의 생생한 움직임과 수만 가닥 털을 한 올 한 올 살려낸 CG 기술도 빛난다.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이따금 애니메이션 같은 이물감도 들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편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순제작비만 230억 원이 든 대작으로 중국 영화사에서 5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오는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천여 개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한다. 한국영화가 쌓아온 기술과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보편적인 힘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 상영시간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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