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천조원 시대 코앞
가계부채 1천조원 시대 코앞
  • 승인 2013.08.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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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권 대출 비중 늘고 저소득·고령층 부채 비율 높아
“고혈압처럼 충격 오면 터져”
가계부채올해사상처음1천조원넘나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가계부채가 1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5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의 대출 안내 광고문.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민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961조6천억원이다.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2분기 주택거래량 급증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도한 부채 부담은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상금도 털어…“대출 이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

30대 후반의 직장인 서모씨는 4천만원대의 연봉을 받지만 이자를 내고 나면 수중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제2금융권에서 대부업과 카드론 등 모두 5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어 이자를 갚으려고 또다시 빚을 지는 상황이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이 늘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006년 29.9%에서 지난해 34.4%로 늘었다. 상호금융이 2.1배, 여신전문회사가 1.6배, 보험이 1.5배, 저축은행이 1.2배로 가계대출 규모가 각각 늘었다.

특히 비은행권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는 채무상환능력이 낮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빚 상환 부담을 매우 크게 느낄 다중채무자들도 많다.

◇가계부채, 문제는 ‘양’보다 ‘질’

가계부채가 1천조원에 육박할 만큼 ‘양’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정작 심각한 것은 가계부채의 ‘질’이다. 저소득·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 상환 부담이 큰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 현재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가 184%로 2분위(122%), 3분위(130%), 4분위(157%)를 앞지른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88%인데 비해 30대는 152%, 40대는 178%, 50대는 207%, 60대 이상은 253%로 나이가 들수록 높아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계약 효력이 상실되거나 계약을 해지한 비율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상승했다.

작년 4월 초부터 지난 3월 말까지의 보험계약 효력상실 해지율(일반계정 기준)은 9.9%를 기록했다.

단기·일시상환, 거치식 분할상환 비중이 높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중 72%(은행권 기준)는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고 있어 가계대출의 지속적 증가를 이끌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가계부채는 고혈압과 같아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가 충격이 오면 갑자기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전방위 대책…가계부채 해법은

정부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자 전방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비중 확대와 행복기금 지원, 하우스푸어(내집 빈곤층) 채무 재조정,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 감독 강화가 핵심이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규모, 증가 속도, 금융시스템으로 볼 때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비율을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자 복잡한 서민금융 체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전체의 14% 수준인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2016년 말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고정금리 대출채권 유동화를 지원하고 은행의 장기·고정금리 자금조달 여건 조성을 위해 커버드 본드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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