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경남銀 인수 유리한 고지 점령
DGB, 경남銀 인수 유리한 고지 점령
  • 강선일
  • 승인 2013.08.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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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고용승계 보장 등 보완 기준 제시
영업권역 달라 구조조정 불필요 최대 장점
지역민 반발·정치논리 개입 등 난제도 산적
DGB금융지주가 다음달 23일 예비입찰 마감을 앞둔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BS금융지주보다 한 발짝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경남은행 매각에서 최고가 원칙 외에 고용승계 보장 등을 조건으로 인수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DGB금융지주는 BS금융지주와 달리 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경남은행과 영업권역이 달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인수전의 최대 장점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지역 환원을 요구하는 경남지역민들의 거센 목소리와 함께 타 지역 금융사 매각시 ‘도금고를 빼겠다’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으름장’에서 보여지듯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논리로 흘러가는 듯한 경남은행 매각을 둘러싼 ‘넘어야 할 산들’은 여전히 많아 보인다.

◆DGB금융지주에 유리한 ‘고용승계 보장’ 등의 보완기준

18일 금융당국 및 DGB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경남·광주은행 매각공고 이후 최근 최고가 매각 원칙 외에 고용승계 보장을 비롯 현재 은행명 유지, 지역기여도 평가 등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보완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은행 매각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와 해당 지역민들의 지역 환원 요구 등에 따른 반발여론 확산과 함께 이에 따른 정치적 논리 개입 등으로 조속한 매각 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에 따라 조기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당국의 이런 방침은 경남은행 인수의 유력한 후보군인 BS금융지주와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DGB금융지주에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을 중심으로 경남·울산을 영업권역으로 하는 BS금융지주의 경우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남은행 인수시 상당수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불가피하다. 반면 대구·경북이 주 영업기반인 DGB금융지주는 고용승계는 물론 ‘경남은행’이란 은행명 유지와 지역기여도 문제에 있어서도 대구은행과의 ‘투(TWO)뱅크’ 체제에 별 문제가 없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251개 점포 중 부산·울산·경남에는 8개 점포(부산 5개, 울산 2개, 창원 1개)만이 있고, 영업부문도 전자·기계·섬유 중심의 대구·경북과 달리 부산·울산·경남은 중화학·조선·자동차로 특화돼 있다”면서 “(경남은행을 인수하더라도)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데다 어느 한 지역의 경기가 나빠져도 리스크가 분산돼 오히려 더 활발한 지역사회공헌에 나서는 등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추정되는 경남은행의 적정 인수가도 당초 1조2∼3천억원대에서 20∼30% 정도 내려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해 DGB금융지주는 인수가격 부담을 그만큼 덜게 될 전망이다.

◆지역정서 반발 확산 및 정치논리 개입 부담

금융당국의 이런 방침에 따라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 DGB금융지주는 그러나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을 요구하며, BS금융지주와 함께 인수전 불참을 요구하는 경남지역민들의 강한 반발 여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경남지역 정치권의 압박 등 ‘넘어야 할 산들’도 여전히 많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실제 경남지역 상공인이 중심이 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난달부터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가 현재 7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이 불발로 끝날시에는 ‘100만인 경남은행 불매운동’에 나선다는 방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 같은 여론 확산에는 대구출신임에도 경남은행 지역 환원의 최일선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최충경 경남상의 회장이 중심이 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경남도민이 인수하지 못하면 경남은행에 있는 2조원 정도의 도금고를 빼는 것은 물론 산하 시·군에 대한 금고 선정시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며 거들고 있다.

또 일각에선 경남지역은 물론 광주은행 매각을 둘러싼 광주·전남지역 여론도 나빠지자 정부가 경남·광주은행의 매각 일정을 상당시일 늦추거나 아예 신한금융지주 또는 농협금융지주 등 시중 금융사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때문에 DGB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를 둘러싼 본격적 활동에 조심스런 상황이며, BS금융지주는 지난 14일 취임한 성세환 회장이 “경남도민이 (경남은행을)인수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한 발짝 더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DGB금융지주의)경남은행 인수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경남지역민들의 정서도 중요한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제논리 대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간 자존심 대결이나 정치적 논리로 흘러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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