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리는 체감물가…시장은 ‘비명’
손떨리는 체감물가…시장은 ‘비명’
  • 강선일
  • 승인 2013.09.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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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비용 18만원? 언제 어떻게 조사했길래…”
배추·무·시금치 3~5배↑
육류·계란도 20~40%↑
장보러 나온 주부들 “헉”
“대목 망칠라”상인도 한숨
“차례상 비용이 18만원대요? 언제적 얘기라요. 올해는 비싸도 너무 비싸요∼”(주부 이모씨) “드문드문 오던 손님도 절반은 그냥 갑니더∼”(칠성시장 상인 김모씨)

열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추석물가 관련기관이 내놓고 있는 제수용품 가격동향과 상인 및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가격부담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추석 대목경기와 날씨 및 수급 상황, 유통 환경이 서로 맞물리면서 일정부분 차이가 있기는 마련이지만, 상인이나 소비자들에겐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는 푸념이 쏟아질 정도라 ‘신빙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고공행진하는 체감물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석을 2주 정도 앞둔 지난 5일 발표한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18만5천원, 대형마트 26만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0.3%, 1.2% 줄었다. 작년 같은시기에 비해선 각각 0.3%, 0.9% 더 낮았다.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 2일 기준 전국 36개 전통시장과 36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27개 제수용품 평균 구입비용을 조사한 결과도 각각 21만9천여원, 26만4천여원으로 전통시장에서만 부담이 3만4천원 정도 더 늘었을 뿐이다.

aT는 “최근 기상여건이 좋아져 출하물량이 증가한 채소류(배추)와 과일류(사과·배)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라며 “태풍 등 기상이변이 없는 한 물량공급이 순조로워 대부분 성수품 가격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상인이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추석물가는 계속해서 ‘뜀박질’하고 있다. 최근 한달새 배추·무·시금치 등 일부 채소류와 사과 등 햇과일 도·소매가격이 최대 3∼5배 이상 오르고, 쌀과 쇠고기·돼지고기, 계란 등의 가격도 20∼40% 정도 급등한면서 1년전 체감물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배추의 경우 주요 제수용품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추석을 전후해 작년 김장김치가 바닥나고, 김장을 새로 담그기전 친지나 손님을 맞기 위해 3∼5포기를 새로 담가야 하기 때문에 작년 이맘때 3천500원 안팎에서 현재 6천원을 넘어선 배추 1포기(고랭지) 소매가격은 주부에게는 고스란히 체감물가 상승으로 반영된다.

대구 동구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작년보다 차례상 비용이 비슷하거나 내릴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데 무슨 소린가 싶다”면서 “장을 볼때마다 ‘헉’소리가 날 정도인데다 경기도 힘들어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고 푸념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과일류 중도매인도 “일부를 제외한 사과·배 등의 햇과일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다른 물가가 치솟고, 소비심리마저 위축돼 과일대신 가격이 저렴한 김 선물세트가 불티가 난다더라”면서 “사먹는 소비자도 그렇지만, 물건을 팔아야 하는 우리(상인들)도 힘들다”고 한숨지었다.

◆추석이후 물가 더 오르나?= 농촌경제연구원은 9일 ‘주요 농축산물의 2013년 추석 가격전망’ 발표를 통해 햅쌀을 비롯 돼지고기·계란가격이 작년보다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사과와 쇠고기는 가격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도·소매가격은 물론 aT나 시장경영진흥원의 가격전망 자료와도 또 다시 차이가 났다.

특히 추석이 지나면 수요가 줄면서 농산물은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추석 이후 다가오는 김장철을 앞두고 올 여름 유례없는 무더위로 작황이 최악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추·무 등의 채소류를 중심으로 추가 물가 상승이 우려되면서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를 비롯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대 상승률에그쳤다. 그러나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17.4%, 작년 같은달에 비해선 10.3%나 상승하며, 물가 상승의 ‘주범’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 방침으로 ‘고개를 숙인’ 우유 등의 식료품도 가격인상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채소류 중도매인은 “폭염으로 인해 고랭지 배추 작황이 올해처럼 안 좋았던 적은 배추장사 30년만에 처음”이라며 “지난달부터 파종에 들어간 김장용 월동배추의 경우 무더위가 이어지며 작황이 최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상인들은 추가 비용을 들여 밭떼기 매입과 저장에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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