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밑 시장통 ‘한숨만 가득’
추석 밑 시장통 ‘한숨만 가득’
  • 김정석
  • 승인 2013.09.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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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은 고공행진…수산물은 ‘방사능 불안’
배추·시금치 애써 외면
무·부추는 그나마 팔려
수산물도 제수용만 구입
발디딜틈없는서문시장
붐비는 재래시장 16일 대구시 서문시장에 추석을 사흘앞두고 제수용품을 장만하러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장을 보러온 시민들로 꽉찬 시장거리를 한 시민이 오토바이를 몰고 힘겹게 빠져나오고 있다. 박현수기자 love4evermn@idaegu.co.kr
“최대한 아껴서 물건을 구입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계산을 하고 나면 영수증을 다시 보게 돼요. 추석 제수용품 구입비용이 예상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네요.” (김혜미·26·달서구 호산동)

추석을 앞둔 16일 오전 차례상 준비를 위해 지역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은 채소와 과일값에 혀를 내둘렀다. 제수용품 가격이 작년보다 어느 정도 올랐을 것이란 마음가짐으로 나왔지만,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제수용품 종류와 양에 영수증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이 주부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지갑 닫는 소비자들= 이날 지역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가격은 지난해 포기당 3~4천원 하던 것이 5~6천원 안팎까지 올랐고, 무도 1천500원하던 것이 2천500원 안팎으로 올랐다. 지난달 말부터 치솟은 채소가격이 추석 직전까지 내려갈 낌새가 없다.

서문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구모(66)씨는 “무나 부추 등은 그나마 팔리는 편이지만 배추나 시금치는 아예 팔리지 않는다. 가게 앞을 지나다니는 손님 수가 작년 추석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데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구입해오는데, 요즘은 주먹만한 양배추 하나가 6천원을 호가한다”며 “채소 종류에 상관없이 가격이 안 오른 것이 없어 영업에 큰 지장이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제수용 수산물 구입, ‘울며 겨자 먹기’= 일본 방사능 유출 여파로 인한 수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제수용 수산물 판매가 크게 준 것도 눈에 띄는 풍경이다. 정부는 연일 국내산 고등어 등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불안감 해소에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가족들이 먹는 음식에 오염물질이 포함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구입을 꺼린다.

이날 이마트 칠성점 수산코너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찬바람만 불었다. 이마트 칠성점을 자주 찾는 주부 이모(51)씨는 “언론 등에서 연일 일본 수산물 방사능 오염 의혹을 보도하는 통에 웬만하면 생선을 구입하지 않는다”며 “추석을 맞아 과일과 채소는 전통시장에서, 조미료와 양념 같은 공산품은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는데 수산물은 어디서 구입해야 좋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나마 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칠성시장은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대부분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돔배기’(상어 고기)와 조기를 구입하려는 손님들이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어제(15일)부터 차례상에 오를 수산물을 찾는 손님이 크게 늘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면서도 “하지만 갈치 등 제수용품이 아닌 수산물은 여전히 팔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산물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을 찾은 김민정(28)씨는 “최근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수산물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차례상에 오르는 돔배기를 어쩔 수 없이 구입해야 해 이렇게 시장을 찾았다”고 푸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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