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같은 트랙서 ‘약물 근절’ 홍보
25년만에 같은 트랙서 ‘약물 근절’ 홍보
  • 승인 2013.09.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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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올림픽 약물 파동 일으킨 스프린터 존슨
벤존슨약물복용안돼요
25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88 서울올림픽 약물복용 스캔들의 주인공 벤 존슨이 24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풋 프린팅을 한 뒤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세계를 주무른 육상 남자 단거리 선수 벤 존슨(52·캐나다)이 24일 영욕의 장소인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트랙에 25년 만에 다시 섰다.

약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얼룩지게 해 도망가듯 서울을 떠난 그가 25년이 지난 올해 약물 근절 홍보대사 자격으로 서울을 다시 방문했다.

호주에 본거지를 둔 스포츠의류 브랜드인 ‘스킨스’는 최근 출범한 도핑 방지 캠페인인 ‘올바른 길을 찾도록(#ChooseTheRightTrack)’의 하나로 존슨을 내세워 세계 투어를 기획했다.

투어는 8월 28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캐나다 토론토,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일본 도쿄를 거쳐 이날 서울에서 막을 내렸다.

존슨은 약물 근절 홍보를 위해 21일 입국했다.

25년 전 9월 24일은 존슨이 서울올림픽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 79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날이다.

검정 티셔츠와 회색 양복바지, 운동화를 착용하고 50대 아저씨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영광과 좌절을 동시에 안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트랙을 걷고 그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올림픽 당시 뛴 6번 트랙 위에 주최 측이 마련한 플래카드를 찬찬히 훑으며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걸었다.

플래카드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약물 근절에 더욱 적극 나서달라고 청원한 전 세계 육상팬 1천명의 이름이 담겼다.

뛰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존슨은 결승선 20m 지점부터 질주해 다시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 후 25년 만에 잠실주경기장을 찾은 기념으로 발자국(풋 프린팅)을 남겼다.

자메이카 출신으로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존슨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100m와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정상급 선수였다.

그는 4년 후 열린 서울올림픽에서 세계를 두 번이나 깜짝 놀라게 했다.

남자 100m 결승에서 존슨은 칼 루이스(미국·9초92), 린포드 크리스티(영국·9초97) 등 맞수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당시 세계기록이 9초 9대 초반이고 인류의 9초 7대 진입도 1999년에서야 일어난 일임을 고려하면 무려 0.2초 가까이 앞당긴 존슨의 기록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러나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명예는 사흘 만에 오명으로 뒤바뀌었다.

존슨의 소변에서 호르몬 수치를 높여 근육을 강화하는 금지약물의 일종인 스타노졸롤이 검출되면서 그의 금메달은 박탈되고 기록은 삭제됐다.

사상 최악의 레이스를 펼친 존슨에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곧바로 출전 징계라는 철퇴를 가했다.

1991년 징계가 끝난 뒤 트랙에 복귀했으나 존슨은 1993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에 또 양성반응을 보여 IAAF에서 영구제명됐다.

약물로 선수 인생을 망친 그는 이후 리비아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카다피 아들의 축구 코치,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트레이너 등으로 짬짬이 활약했고 2010년에는 ‘서울을 영혼에 담아’(Seoul to Soul)라는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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