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임직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에 반기
동양증권 임직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에 반기
  • 승인 2013.10.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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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들 연판장 돌리고…노조 법원에 청원서 제출
기업어음 휴지화 되면 인맥·평판에 ‘상처’ 불가피
동양그룹이 동양 등 3개사에 이어 동양시멘트마저 법정관리 신청 대상에 집어넣자 동양증권 직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다.

전국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린 데 이어 노동조합은 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했고 임원들마저 성명서를 냈다. 사실상 임직원 전원이 그룹 결정에 반기를 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전국 지점장들 사이에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연판장이 돌았다. 연판장은 “동양시멘트는 동양파워의 최대주주이자 부채비율도 타 계열사에 비해 현저히 낮고 기업어음(CP)을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은 이어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은 현재현 회장과 일가가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기존관리인 유지제도를 활용, 경영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법을 악용한 전략적인 선택이 확실하다”고 비판했다.

노조 역시 법원에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오후 들어 임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복수의 동양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진석 대표이사를 제외한 전 임원이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본사에 모여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시켜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임원들은 2시간여 동안 그룹 총수가 아닌 직원의 편에 서라며 정 대표이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성명은 ‘임직원 일동’ 명의로 돼 있었다. 사내에선 정 대표이사가 결국 뜻을 굽히지 않은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말 그대로 반란을 일으켰다”고 평했다. 업계에선 동양이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한 1천569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휴짓조각이 될 처지가 된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이중 1천억원 가량은 9월 들어 발행됐다. 영업직원들은 수년에서 십여년씩 쌓아 온 인맥과 평판을 한 번에 날릴 처지가 됐다.

한 직원은 “객장에서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을 하는 고객도 있다”면서 “지금 상태로는 이직도 힘들 지경이라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장과 사장의 장담만 믿고 상품을 팔았는데 겨우 2∼3주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고객 얼굴을 볼 낯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지점에서는 대리급 여성 직원이 압박감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법원이 불완전 판매 책임을 인정해 동양증권의 배상을 명할 경우 회사 측이 해당 직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은 동양시멘트까지 법정관리로 가면 다 죽는다고 얘기해 왔고, 회장과 사장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결국 이런 상황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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