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 김완태 팀장
<와이드인터뷰>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 김완태 팀장
  • 최태욱
  • 승인 2009.05.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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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지견, 경찰 수천명 역할"
인내 갖고 반복 훈련...성과땐 보람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경찰특공대원이 폭발물 탐지견 ‘잔고(5·세퍼트)’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차량 사이를 돌며 구석구석에 코를 들이대던 잔고가 갑자기 한 검정색 차량 범퍼 앞에 멈췄다.
범퍼 밑에 머리를 들이밀어 ‘킁킁’ 거리던 잔고는 잠시 후 그 자리에 앉아 폭발물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리 숨겨 둔 폭발물을 어김없이 찾아낸 것이다.

대구경찰청의 폭발물 탐지견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특공대 김완태 팀장과 탐지견 잔고.
특공대원은 “수년 동안을 하루 같이 폭발물을 찾는 훈련을 받아 온 탐지견에게 이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라고 했다.

대테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강도 높은 훈련으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경찰특공대.
30여명의 대구경찰청 특공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폭발물 처리반(EOD: explosive ordnance disposal)의 폭발물 탐지견이다.

대구·경북에서 활약 중인 폭발물 탐지견은 모두 6마리. 대구경찰청 특공대 EOD 대원 4명이 이들을 훈련시키며 관리, 운용하고 있다.

김완태(사진·46) 팀장은 대구경찰청에 처음 폭발물 탐지견이 배치된 2002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대구경찰청 특공대 최고령 대원인 김 팀장은 폭발물 탐지견 운용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베테랑.

폭발물 탐지견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지원, 훈련 시설 등이 열악했던 시절부터 이 업무를 담당한 김 팀장의 열정은 젊은 대원들 못지않다.

각종 훈련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들어 쓰고 최근에는 특공대 건물 옆 자투리 공간에 탐지견 실내 훈련장도 만들었다.

사비를 들여 갓 태어난 강아지를 구입해 기초 훈련과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 탐지견으로 적당한 개를 찾는 것도 김 팀장의 몫이다.

김 팀장은 “탐지견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 외국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원들 모두 자신의 업무에 애정을 갖고 보다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발물 탐지견 훈련은 매일 아침 6시부터 시작된다.

“탐지견들의 건강상태 등을 점검한 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으로 하루 훈련이 시작됩니다. 짖는 소리만 들어도 탐지견의 그날 컨디션을 알 수 있죠.”

어떤 환경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해야 되는 탐지견들은 건설 현장, 아파트, 건물 지하, 공공장소 등에서 여러 상황을 설정해 놓고 훈련을 받는다.

뜻대로 잘 되지 않더라도 인내를 갖고 될 때까지 반복 훈련을 통해 탐지견의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김 팀장은 “탐지견을 훈련시키는 대원들은 ‘먼저 자신의 성격을 죽여야 훈련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내심으로 정성을 쏟는다.”며 “갓난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의 심정이 바로 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한 탐지견들이 평소 훈련한 대로 잘 움직여 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김 팀장.
‘잘 훈련된 탐지견 한 마리가 경찰 수천 명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김 팀장은 “훈련 흐름을 깨기 싫어 휴일에도 출근하는 후배 대원들이 늘 고맙다”고 했다.

레벨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인질범을 제압하는 멋진 특공대원 뒤에서 묵묵히 탐지견을 돌보며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 하는 김 팀장의 얼굴이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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