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호선 ‘석면’ 덮어두고 달린다
대구 3호선 ‘석면’ 덮어두고 달린다
  • 김지홍
  • 승인 2013.10.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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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주변 경관 개선사업

슬레이트 지붕 철거 않고 컬러강판만 덧씌워

정부 철거사업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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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 구간의 주변 경관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구 남산4동 한 주택 지붕에는 1급 발암물질이 있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철거되지 않은 채 컬러강판이 덧씌워져 있다. 김지홍기자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 주변 경관 개선사업과 관련, 낡은 지붕을 개량하면서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지 않고 강판만 덧씌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을 감안, 3년 전부터 철거 사업을 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는 3호선 경관을 위해 지붕을 손쉽게 덧씌우는 등 주민 건강을 뒤로한 채 무리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시는 내년 6월 도시철도 3호선의 개통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도시철도 3호선 주변 도시경관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호선이 지나가는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23.95㎞) 구간에 있는 낡은 옥상과 지붕, 간판 등을 이용객이 보기에 좋도록 유지·보수하겠다는 것이다.

모노레일 방식의 도시철도 3호선은 지상 10m 높이에서 경량전철이 달려 시야에 들어오는 불량·노후 담장과 옥상, 지붕 등을 개선·정비하게 됐다.

내년 10월까지 모두 95억원을 들여 슬레이트 지붕과 낡은 기와를 얹은 단독주택 190채에 ‘지붕 덧씌우기’ 등을 포함한 건축물 588채와 광고물 1천328개를 정비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붕 덧씌우기’ 작업은 100개에 이르는 슬레이트 지붕이 철거되지 않은 채 지붕 위에 다양한 색깔을 입힌 컬러강판만을 얹으면서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지난 9월 초께 지붕 개량을 마친 L(대구 중구)씨는 “당시 공무원들이 나와서 슬레이트를 뜯어내고 새 지붕을 얹으면 집 모양이 부서질 수 있으니 간단하게 강판만 덮어씌우자고 했다”면서 “주민들의 건강은 뒤로하고 보기 좋게 꾸밀 생각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K(대구 남구)씨는 “시간이 급하다고 대충 지붕을 설치해준 꼴”이라며 “시민의 건강을 우롱한 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슬레이트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 2021년까지 30년 이상된 노후 슬레이트 19만개를 철거할 계획이다.

결국 지금 대구시가 돈을 들여 덧씌우기를 하는 슬레이트 지붕은, 나중에 또다시 정부가 돈을 들여 뜯어내야할 판이라 이중 삼중의 예산이 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임시방편적인 정책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나중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 이춘우 공공디자인담당은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고 새 지붕으로 교체하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구시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강판을 덧씌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단기적으로 예산이 부족하면 대구시에서 환경부나 관련 부처에 긴급 또는 특별예산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장기적으로 구간을 나눠 원칙적으로 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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