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에 기회주는 점진적인 세대교체 시도
亞게임 대표 선발 기준은 ‘병역혜택’ 아닌 ‘실력’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이끈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1) 감독이 2014 시즌 화두로 ‘어머니 리더십’을 선언했다.
류 감독은 13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구단 시무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 간담화에서 “이제는 어머니처럼 행동하려고 한다”고 올 시즌 팀 운용 구상을 애둘러 표현했다.
류 감독은 “어머니는 자식들이 가장 무서워 하면서도 어려움에 빠졌을 경우에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는 때론 엄격하고 때로는 한 없이 주는 어머니 처럼 선수단을 이끌겠다”고 ‘어머이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지난 2011년 삼성 사령탑으로 취임한 후 류 감독은 3년 동안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형님 리더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특유의 온화한 성격으로 선수들을 보듬는 리더십으로 3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날 공식출범한 자신의 ‘2기 시대’에서는 변화를 선택했다.
류 감독은 “정상에 오른 팀이 그 자리에 안주하면 추락한다”는 판단에 따라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오승환이 일본으로 이적했고, 배영섭이 군입대 함에 따라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고 전제한 뒤 “이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점진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무작정 기회를 주는 일방적인 세대교체는 아니다”며 “젊고 빠른 선수를 쓰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결국 실력이 선수 기용의 기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5일 출발하는 괌 전지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지훈련 동안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쏟아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구상에 대해서는 전 포지션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1군에 진입한 NC 다이노스가 자유계약선수 2명을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 4명을 쓸 수 있는 등 4강권 전력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한 뒤 “올해는 8개 팀이 모두 우승후보다. 아직 삼성만 확실하지 않은 의문 부호다”고 밝혔다.
이는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의 경쟁심 유발을 통한 전력 업그레이드를 노리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서 대표팀 선발 기준도 제시했다. 류 감독은 그동안 논란이 된 선수 선발 기준을 ‘실력’으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해 3월 대만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름이 아닌 실력으로 팀을 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류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국위선양은 물론 개인적인 명예도 회복하고 싶다”며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대회지만 병역혜택을 위해 선수들을 구성하지만 안겠다. 프로나 아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올해는 구단에서도 팀은 물론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새로운 3년의 출발점이다. 선수단에서도 이 변화에 발맞춰 한단계 더 진화하는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투수 23명, 포수 6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8명 등 총 49명의 선수가 15일 괌으로 떠나 1차 전지훈련을 한 뒤 2월 7일 일시 귀국한 후 2월 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이 기간동안 삼성은 오승환(32)을 영입한 한신 타이거스 등 일본 구단과 네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국내팀과도 일곱 번의 평가전을 한 후 3월 6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