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자연, 섬세한 감각으로 풀어
지난해 말 ‘난초꽃 피다’라는 시집을 펴낸 김금란 시인도 대표적인 ‘노년 예찬’자다. 78세의 고령에도 꿈을 놓지 않고 우직하게 시만 바라 보다 80을 목전에 두고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시인은 결혼과 함께 여고 시절의 꿈이었던 시인의 삶을 접었다. 이후 시는 그녀에게 그리움으로 남겨졌다.
“쉰 넘은 나이에 시가 내게로 왔다”고 말하는 그녀가 다시 시와 만난 것은 50대 중반. 주부로, 엄마로 역할을 다 하고 자신만의 시간이 주어지가 다시금 시를 찾는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 첫 시집 ‘돌이 되고 싶었네’를 출간하며 시인의 삶을 시작했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마음을 다스리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를 썼다. 나보다 훨씬 나이 어린 친구들과 함께 시 공부를 하고 시 여행하는 즐거움이 젊음을 되찾게 하고 있다.”
그녀의 시는 그녀의 자화상이자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역사다. 일제치하 암흑기 시대에 유년을 보내고, 6.25전쟁을 온 몸으로 겪은 그녀의 시에 당시의 생생한 기억이 담기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시인의 시가 아름다운 지점은 도시화 이전의 한국 고유풍습과 자연을 오롯이 살려낸다는 것이다. 섬세한 감각으로 풀어내는 풍자적인 수법에 시적 울림을 배가 시키고, 자연친화적인 정서를 자아세계로 반추하고, 서정의 세계를 존재의 세계로 자리매김하는 시 등으로 타고난 서정시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애절하고 맵짜게 할미꽃의 서정을 시로 담은 ‘할미꽃’, 가족사적인 훈훈한 정서로 울림을 전한 ‘팥죽’, 메주를 민족의 혼과 얼로 승화시킨 ‘메주를 노래하다’ 등의 시들이 수록돼 있다.
시인은 안동 풍산 출신으로 의성여고를 졸업했다. 경주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반 수료후 2011년 고(故) 박목월 시인 창간 시전문지 ‘심상’의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현재 심상문학회, 대구문인협회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회원, 대구시인학교 사림시 동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