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우선 지론…역량 갖춘 차기 인사 충분
조직 우선 지론…역량 갖춘 차기 인사 충분
  • 강선일
  • 승인 2014.02.1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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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수 대구은행장 ‘용퇴’ 배경은?

갑작스런 사퇴소식에 지역사회 각종 설 난무

오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전통 감안 내부발탁 전망, 7명 후보군 중 3명 유력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17일 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하면서 대구·경북지역 기관·단체는 물론 지역민들조차 ‘용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김범일 대구시장이 오는 6·4 지방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이번 하 회장의 전격 용퇴 발표로 지역 사회는 이날 크게 술렁임과 동시에 각종 ‘설(說)’이 난무하며 진의 파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누가 오를 것인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오갔다.

◆‘할만큼 했다’…‘아름다운 용퇴’= 하 회장은 이날 지역사회와 조직 내부의 만류에도 불구 전격 용퇴를 발표했다.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임직원들 조차 의외란 반응을 보일 만큼 갑작스럽고, 깜짝스런 발표로 인식될 정도다.

2009년 3월 제10대 대구은행장에 취임해 2011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한 하 회장의 지난 5년간 경영실적과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감안할 때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지주사 회장직 연임은 물론 1년여의 임기가 남은 대구은행장직 역시 무난한 수행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하 회장 재임기간동안 DGB금융그룹은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DGB캐피탈, 유페이먼트, DGB데이터시스템, DGB사회공헌재단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 자산 43조원대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 ‘100년 금융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 하 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그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부응하려면 우리 조직에도 새로운 변화와 리더십이 절대 필요하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DGB금융그룹의 성장·발전을 위해 자신의 실리와 명예보다는 조직을 우선하는, 평소 지론을 담은 ‘아름다운 용퇴’를 선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 회장은 이날 오전 본지 기자와 만나서도 밝은 표정으로 “(지난 5년간 CEO자리를)할만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그는 이날 용퇴 발표에 앞서 주말인 지난 15∼16일 그룹내 핵심 임원과 함께 김범일 대구시장 및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 대구·경북지역 주요 정·관·재계 인사와 전화 접촉 등을 통해 그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무하는 각종 ‘설·설·설…’= 하 회장의 이날 용퇴를 둘러싸고 지역 기관·단체와 지역민들은 하루종일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DGB금융지주 회장직은 물론 내년 3월까지인 대구은행장직에서도 연임 가능성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 제기해 온 대구은행장직 용퇴설 감안하더라도 DGB금융지주 회장직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여론이 그만큼 우세했던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하 회장의 갑작스런 용퇴 발표로 각종 ‘설’들이 난무하는 모습이다. 하 회장의 용퇴와 관련해 지역에서 돌고 있는 설들은 이전부터 제기돼 온 ‘대구시장 출마설’을 비롯 ‘정치권 압박설’ ‘금융 고위직 진출설’ 등 크게 3가지다. 여기에 최근 경남은행 인수 실패에 따른 ‘책임론’도 가세하고 있다.

이에 대해 DGB금융그룹측은 ‘말 그대로 설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대구시장 출마설은 이전부터 수 차례에 걸쳐 하 회장이 직접 불출마를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정치권 압박설과 금융 고위직 진출설은 ‘그야말로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경남은행 인수 실패 책임론 역시 단독 입찰이 아닌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본질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란 것.

DGB금융그룹 고위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에서 지주사 회장직을 연임하고 나면 내년 3월에 다시 은행장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주주와 지역사회에 대한 번거로움을 피하고, 평소 지론처럼 지주사 회장직과 은행직의 임기를 같이 맞추며 효율적 경영 등 조직 발전에 기여하며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자리를 물려주는게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 역시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에서 (하 회장에 대한)사퇴 압박을 한다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면서 “(하 회장의)평소 인품을 감안하면 (조직 발전을 위해)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대단한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CEO는 ‘누가’…내부인사 발탁 ‘확실’= 하 회장의 전격 사퇴로 DGB금융지주는 18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DGB금융지주회장 겸 대구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회추위원은 하 회장과 사외이사 5명 등 6명으로 구성된다.

차기 CEO 후보군으로는 대구은행 이찬희(경영그룹장)·이만희(마케팅그룹장) 부행장, DGB금융지주 박동관 부사장, 이천기 유페이먼트 대표이사 등 현직 임원과 함께 박인규 전 수석부행장(대경TMS사장), 신덕열·최수원 전 부행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동안 역대 은행장들이 임기 5년을 마치고, 내부 인사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대구은행만의 전통을 감안하면 내부 발탁이 확실해 보이고, 7명의 후보군 중에서도 박인규 전 수석부행장과 박동관 부사장, 이찬희 부행장 3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회장 역시 “용퇴를 결정하게 된 요인중에서 차기에 DGB금융그룹을 훌륭하게 이끌어 갈만한 경영 역량을 갖춘 내부 인사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든 것도 용퇴를 결정하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빨리 차기 CEO를 추천함으로써 조기에 조직 안정을 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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